대덕연구단지 내 30-40대 젊은 과학자들이 과로와 스트레스 등으로 잇따라 쓰러지고 있다. 11일 대덕연구단지 내 정부출연연구기관(출연硏)에 따르면 최근 수개월 사이 대덕연구단지에서 과로와 스트레스가 원인이 돼 숨진 연구원이 4명에 이른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 L(39)박사는 지난달 말 실험실에서 연구 활동을 하다 갑자기 쓰러진 뒤 숨을 거뒀다. 연구원 동료들은 L박사의 사망 원인이 산소 공급 부족으로 인한 심장 파열로 밝혀진 점으로 미뤄볼 때 과로와 스트레스가 쌓여 목숨을 잃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연구원에서는 지난 5월 선임연구부장 출인인 J(57)박사가 간암으로 숨지기도했다. 이에 앞서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우주시험연구그룹 L(39)박사도 지난달 18일 호흡기 관련 질병으로 쓰러진 뒤 병원에서 치료를 받다 숨졌다. 한 동료는 "L박사의 병명은 기관지 관련 질병이지만 근본적인 사망 원인은 과로와 스트레스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인간공학연구그룹의 베테랑 연구원인 K(47)박사도지난달 초 실험실에서 쓰러진 뒤 숨을 거뒀다. 이처럼 젊은 과학자들이 잇따라 쓰러지는 것은 과로에다 국제통화기금(IMF) 관리체제 이후 불어닥친 출연硏의 구조조정과 연구과제중심제도(PBS) 도입, 신분불안등으로 스트레스가 쌓였기 때문인 것으로 연구원들은 보고 있다. 연구원들은 "젊은 과학자들의 잇단 사망은 한국과학의 근간을 흔드는 중대한 사안"이라며 "연구원들이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연구활동에 전념할 수 있도록 경직된연구 분위기를 개선하고 스트레스 해소 프로그램을 도입, 운영하는 등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한편 출연硏 출신의 대덕밸리 제1세대 벤처기업으로 코스닥 등록을 앞두고 있는패턴인식 전문업체 ㈜한국인식기술 이인동(43)사장도 지난 7일 갑자기 심장마비 증세를 일으켜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져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대전=연합뉴스) 이은파기자 silver@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