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진학을 목표로 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제능력을 검증해 보고 싶었고 수능을 직접 경험해 보는 것이 가장 빨리 수능에 대해배울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했습니다" 200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전국 최연소 응시자로 시험을 치른 윤영철(13.동대문구 휘경동)군은 중학교 1학년 또래의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어려운' 수능앞에 당당한 표정이었다. 윤군은 7일 "수능에 대해 제대로 준비를 하지 못해 시험이 상당히 어렵게 느껴졌지만, 수능을 직접 체험해본 만큼 앞으로 2년뒤로 예상하고 있는 대학진학을 위한공부에는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시험에 함께 응시한 형 선철(15)군과 윤군은 제도교육의 틀에서 벗어나 집에서 공부하고 있다. 영국으로 유학했던 아버지를 따라 초등학교 시절 3년간 영국에서 생활했던 윤군형제는 한국으로 돌아와 초등학교를 마친 지난해 충주의 기숙 대안학교인 `새벽나래'로 진학했다. `새벽나래'에서 1년간 자연과 함께 마음껏 뛰어놀면서 친구들과의 우정을 나눴던 이들은 올해초 가족의 품이 그리워 서울로 돌아왔고, 현재 부모님의 지도아래 단과학원에도 다니고 밖에 나가 마음껏 놀기도 하면서 자유롭게 공부를 하고 있다. 먼저 검정고시를 치른 형과 부모님의 도움을 받아 3월 고입검정고시. 7월 대입검정고시에 합격해 이번 수능 응시 자격을 얻었다. 윤군 형제의 아버지 윤병인(47.목사)씨는 "한국의 현행 중고교 과정은 새벽부터밤까지 아이들을 몰아세워 파김치로 만들고 있어 보기에 안쓰러울 지경"이라며 "아이들이 마음껏 뛰어놀면서 즐겁게 공부할 수 있도록 홈스쿨링을 시도하고 있고, 1년이내에 다시 영국으로 유학을 갈 계획이라 그 시점까지는 이를 이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목사인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 어려서부터 교회활동에 열심이었다는 윤군은 "불우한 이웃을 돕는 목회자가 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이 율 기자 yulsid@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