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공부를 해도 모자란 것이 인간입니다. 늦었지만 공부할 수 있는 기회가 찾아와 한번 도전해보고 싶었습니다" 6일 일제히 실시된 200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전국 최고령인 조희종(68.부산시 연제구 연산동)씨는 고희를 앞둔 만학도와는 어울리지 않게 다소 수줍은 표정으로 수능지원 이유를 설명했다. 경남 밀양이 고향인 조씨는 가난했던 가정형편 때문에 초등학교 졸업이 학력의전부였지만 배우고 싶다는 학구열을 꺾지는 못했다. 현재 모제약회사 부산출장소장인 조씨는 지난 1월 중등과정 검정고시를 통과하고 지난 8월 고등과정 검정고시까지 합격, 내친김에 수능까지 도전하게 됐다. 젊었을 때부터 외국어에 취미를 갖게된 조씨는 군에 입대할 때 미니영어사전을가져갈 정도로 특히 영어에 대한 애착과 집념이 강했다. 일본어와 중국어도 수준급인 조씨는 지난 96년부터 아마추어 무선사 활동을 하고 있고 지난 부산아시안게임을 전세계에 홍보하는 자원봉사활동도 펼쳤다. 다 늙은 나이에 공부해서 대학에 가려고 하느냐며 핀잔을 들었다는 조씨는 "평생 기회가 없었지만 지금이라도 공부를 할 수 있다는 것이 즐겁고 내 능력을 평가받고 싶어 수능시험에 도전하게 됐다"며 "대학에 간다면 영어영문학과에 진학해 번역일을 하고 싶다"고 희망했다. 그는 또 "좋은 조건에 있는 학생들이 공부를 외면하고 방황하는 것을 볼 때 안타깝다"며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들도 항상 노력해서 사회의 좋은 일꾼이 되기를바란다"고 조언했다. (부산=연합뉴스) 조정호기자 cc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