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의 중립을 해치는 적은 외부에도 있지만 내부에도 있습니다. 검사는 정책 결정이나 인사에 기웃기웃해서는 안됩니다" 24년의 검찰 생활을 정리하기 위해 18일 명예퇴직을 신청한 전 청소년보호위원장 강지원(53) 서울고검 검사는 후배 검사들에게 이같이 당부하면서 "내 적성에 맞는 새로운 일에 도전해보고 싶었다"고 밝혔다. 강 검사가 청소년 문제에 눈을 돌린 것은 89년 서울보호관찰소장에 부임한게 계기가 됐다. 당시 청소년 문제가 심각하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 강 검사는 이후 사법연수원과 서울고검 등 한직을 자청해가면서 청소년 연구에 빠져들었다. 서울대를 졸업, 76년 사법시험에 수석 합격하고 검찰내 출세코스로 꼽히는 서울지검 공안부를 거친 엘리트 검사였고 역시 엘리트 여성판사인 김영란씨(46.여.현 서울지법 부장판사)와 남부러울 것없는 가정까지 꾸렸던 그의 이같은 행보는 주변에신선한 충격을 던졌다. 강 검사는 97년 초대 청소년보호위원장에 임명돼 2000년 7월 물러나기까지 청소년 성범죄자 신상공개제도를 도입하는데 앞장서는 등 청소년 문제를 사회 전면으로부각시키는데 많은 힘을 기울였다. 이때 붙여진 별명이 `청소년 수호천사'. 그는 청소년보호위원장에서 물러나 친정인 검찰로 복귀한 후에도 `어린이.청소년 포럼' 대표를 맡아 강연 및 언론사 기고 등을 통해 청소년 보호 및 교육개혁의중요성을 역설해왔다. 마당극과 월드컵 공익광고에 출연하고 김강자 총경과 `공창제' 찬반을 두고 언론을 통해 논쟁을 벌였다. 그는 변호사로 개업하면 사무실에 청소년 피해상담센터를 만들어 아동학대와 성매매로부터 청소년을 보호하는 활동을 지속적으로 벌일 계획이다. 또 창의적인 인재를 길러낼 수 있는 전인교육에도 관심을 갖고 교육개혁운동을벌인다는 포부도 갖고 있다. 내년 3월 분당에서 개교하는 국내 첫 도시형 대안학교인 `이우(以友)학교' 설립위원을 맡고있다. 그는 "백마디 말보다 입시위주 교육을 탈피한 새로운 전인교육 모델을 직접 만들어 보고 싶다"며 "퇴직을 하면 아내를 외조할 수도 있겠지요"라며 웃었다. (서울=연합뉴스) 조계창 기자 phillif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