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위적이고 비효율적인 대학 경영으로는 살아남을 수 없지요. 고객 중심의 사고와 생산성을 높이는 기업경영 기법을 받아들여 중앙대를 개교 1백주년을 맞는 2018년까지 세계 1백위권내 대학으로 재탄생시킬 겁니다." 오는 11일 개교 84주년을 맞아 대학 로고를 고치는 것을 뼈대로 한 새로운 대학이미지개선(UI) 내용을 선포할 예정인 중앙대 박명수 총장은 이렇게 대학의 장기 발전전략을 밝혔다. 박 총장은 지난해 2월 제 11대 중앙대 총장으로 취임한 이래 1년7개월간 '변화와 발전'을 모토로 중앙대를 '창조적 파괴' 방식으로 뜯어고치고 있다. 개교 1백주년에 맞춘 중장기발전계획인 '드래곤 2018'은 박 총장이 제시하는 중앙대 발전의 로드맵이다. 이 플랜의 골자는 기업경영방식을 받아들여 대학 경영의 패러다임을 바꾸자는 것. "대학 재정이 어디에 쓰이는지 또 어떤 성과를 냈는지 알 수 없던게 대학경영이었지요. 이제 대학도 정확한 투자분석과 생산성을 높이는 경영마인드, 그리고 고객 중심의 사고를 하는 기업경영의 개념을 받아들여야 합니다." 그는 "대학경영의 우선 과제는 대학 재정 확보"라고 강조했다. "교육의 질 개선은 앉아서 기다린다고 되는게 아니지요. 튼튼한 재정적 바탕이 있어야만 연구와 학습여건에 투자할 수 있습니다." 그는 총장에 취임하자마자 대외협력본부를 신설, 외부연구비와 산학협동, 발전기금으로 모두 4백1억원을 유치했다. 이중 발전기금만 90억원. 올해도 발전기금으로 70억원을 모은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를 위해 학교 홈페이지에 인터넷 쇼핑몰(www.caumall.com)을 열어 구매가격의 일정액을 발전기금으로 적립하는 등 다양한 방법을 쓰고 있다. 대학경쟁력 확보는 박 총장이 추진하고 있는 중점 과제다. "기업이 시장에서 우위를 보이는 분야에 집중투자를 하는 것처럼 대학도 특성화분야를 발굴해 집중 육성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박 총장은 '선택과 집중'을 통한 분야별 특성화를 시도하고 있다. 생명의학연구원 정보통신연구원 문화콘텐츠연구원 등 전략특성화 3분야와 경영학·광고홍보.도시 및 지역계획 등 9개 선도특성화분야를 지정해 중앙대의 경쟁력을 업그레이드시킬 계획이다. 그는 연구시설 및 복지시설을 확충하는 등 고객(학생)을 생각하는 인프라 구축에도 나섰다. "학생들은 단순히 대학의 이름만 보고 찾아오지 않습니다. 공부할 여건을 만들어 주는 것이 대학의 의무입니다." 현재 중앙대가 실시하는 공사는 1백여개. 총 6백억원 규모의 메디컬 센터 신축, 제2공학관과 창업보육센터 신축, 다목적 복지시설인 청룡관 신축 등을 통해 기존의 낡은 인프라를 개선해 도약의 발판을 마련한다는게 박 총장의 구상이다. UI를 통해 대학 로고를 바꾸는 것도 과거의 로고만 고집해서는 미래지향적인 중앙대의 이미지를 살릴 수 없다는 생각에서다. 박 총장은 스스로를 '개혁가'라고 평가한다. 수험생 숫자가 대학입학 정원에 미달하는 치열한 대학경쟁 시대에서 대학이 살아남으려면 기업을 벤치마킹하는 등 개혁적 발상 전환이 절실하다고 그는 말했다. "제가 뭐 큰 욕심있나요. 중앙대 발전에 작은 밀알이 되는게 제 바람입니다." 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