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원석 동아건설 전 회장이 최근 보유주식을 무상 증여하다 부실채무기업 임직원들의 재산추적을 벌이던 예금보험공사에 적발됐다. 예보 부실채무기업 특별조사단은 최 전 회장이 지난달 21일 자기 명의로 보유하고 있던 165억원 상당의 대전문화방송 주식 9만8천주를 자신과 특수관계에 있는 학교법인 K학원에 무상증여했다고 24일 말했다. 최 전 회장이 주식을 무상증여한 시기는 예보 특조단이 동아건설에 대해 부실채무기업 현장조사에 착수하기 1개월전 시점이다. 예보 특조단은 금융기관에 공적자금을 투입하도록 만든 부실기업의 전.현직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부실책임을 파악, 그에 상응하는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하는 등 민.형사상 책임을 묻기 위한 작업의 일환으로 현장조사를 벌이고 있다. 최 전 회장이 무상증여한 주식수는 대전문화방송 전체 지분의 49%에 해당하는 물량으로 그간 최 전 회장이 2대주주였다. 특조단은 K학원은 최 전 회장이 이사장으로 있으며 부인.누나 등 특수관계인이 이사로 재직하고 있는 학교법인이라며 이같은 증여행위는 채권금융기관에 대한 채무이행을 피하기 위한 목적으로 재산을 은닉한 행위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예보는 이에 따라 가처분 및 재산증여행위 취소소송 등 필요한 법적조치를 취하도록 채권금융기관에 통보했다고 덧붙였다. 특조단 관계자는 "최 전 회장의 주식 증여사실을 포착한 배경은 조사기밀이라 공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특조단이 이번에 최 전회장의 주식증여 사실을 발견했음에도 불구하고 부실관련자의 재산찾기는 쉬운 일이 아니다. 특히 정부가 효율적인 부실채무기업 조사를 위해 검찰.국세청.금융감독원.예보직원 등 관계기관 직원들이 참여한 특조단을 구성.운영하고 있으나 정작 부실관련자의 금융기관 예치금을 파악하는 것조차 업무공조가 이뤄지지 않아 한계에 부딪치고 있다. 한편 최 전 회장의 서울 장충동 1가 자택은 오는 25일 법원 경매에 부쳐질 예정이다. 최 전 회장은 파산절차 진행에 반대하는 소액주주들에 의해 지난 4월 동아건설 회장에 추대, 4년만에 회사에 복귀했다. (서울=연합뉴스) 황정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