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가 막대한 예산을 들여 산지천 옆 도로 부지에 복원, 전시한 중국 피난선이 주변 경관과 전혀 어울리지 않아 논란을 빚고 있다. 24일 시에 따르면 중국인 관광객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하기 위해 8억여원을 들여중국 국공(國共) 내전 당시 본토를 탈출한 중국인들이 타고 왔던 피난선인 `해상호(海祥號)'를 최근 복원했다. 시는 당시 피난선 사진을 토대로 원래 크기의 절반인 길이 25m, 너비 9m, 높이 5.6m의 축소모형으로 복원된 선박을 당초 피난선이 정박했던 산지천 하류에 전시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복원된 배가 너무 커 너비 30m의 하천에 전시할 수 없게 되자 산지천하류 옆 도로 부지에 이 배를 전시하고 있는데 몸집이나 색채, 모양이 주변 경관과전혀 어울리지 않는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특히 최근 하천복개부지내 건물을 철거한뒤 분수 등이 설치돼 호수공원으로 조성된 산지천변에 볼품없는 피난선이 우뚝하게 들어서 호수공원의 분위기를 망치고있다. 한 시민은 "중국 피난선을 무슨 의미로 복원했는지 모르겠지만 모양이 이상하고주변 경관과도 전혀 어울리지 않아 볼썽 사납다"며 "차라리 우리나라 돛배나 옹기배를 전시하는 게 나았다"고 지적했다. 시 관계자는 "중국인들이 제주에 정착하는 동기가 된 피난선을 복원함으로써 역사적인 의미를 살리려 한 것"이라며 "마땅한 곳이 없어 산지천 도로 부지를 전시장소로 선택했다"고 말했다. (제주=연합뉴스) 홍정표 기자 jphong@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