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전국 법원에 접수된 형사사건 인원수는10년전에 비해 50% 이상 늘었지만 구속기소 인원은 오히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법원행정처가 펴낸 2002년판 사법연감에 따르면 작년 한해 법원에 접수된형사사건 인원은 모두 261만9천여명으로 10년전인 92년의 167만5천여명에 비해 56%증가했다. 정식 재판이 열리는 형사공판 사건(사회보호처분 사건 인원수 포함)은 지난 92년 19만2천여명에서 작년 26만7천여명으로 39% 늘었으며, 즉결 사건은 92년 57만6천여명에서 작년 105만4천여명으로 83% 급증했다. 이같은 형사사건의 증가 추세에도 불구, 구속기소 인원은 92년 10만1천여명(구속기소율 70%)에서 작년 9만명(구속기소율 45%)으로 1만1천여명 감소했고, 구속기소율은 25%포인트 줄어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는 사례가 늘어난 것으로 분석됐다. 1심 형사공판에서 사형을 선고받은 인원은 92년 26명이었으나 작년에는 12명으로 절반 이상 줄어든 반면 무기형은 92년 91명에서 작년 105명으로 소폭 증가했다. 또 1심에서 무죄선고를 받은 인원은 92년 615명(무죄율 0.45%)에서 작년 1천323명(무죄율 0.7%)으로 2배 이상 늘어났다. 대법원 오석준 공보관은 "구속기소 인원이 줄어들고 있는 것은 불구속 재판 확대원칙에 대해 법원과 검찰의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기 때문"이라며 "사형 선고가 줄어든 것은 대법원에서 잔혹하고 중한 범죄라도 범인의 나이나 동기 등을 참작, 원심판결을 파기하는 사례가 늘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고웅석 기자 freem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