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계.종합감리 전문회사인 명광엔지니어링 건축사사무소는 설계.감리업계에서는 드물게 노동조합이 있다. 노조가 설립된지도 4년이 넘었다. 명광엔지니어링은 1996년 문을 연 이후 1년 만에 외환위기로 인해 큰 타격을 입게 된다. 회사 경영은 점점 어려워졌고 회사와 직원간 불신의 골은 깊어만 갔다. 직원들은 지난 98년 6월 노동조합을 구성해 위기를 극복해 나가기로 했다. 그러나 노조의 활동은 계속되는 회사 경영사정 악화로 순탄치 않았다. 회사는 제3자에게 넘어가기 일보직전이었고 전 직원들은 생존권을 위협받게 됐다. 직원들은 일단 '회사가 살아야 나도 산다'는 판단아래 회사매각을 결사적으로 반대했다. 그 결과 지난해 2월 회사 주식 1백%(1인당 2~5%)의 지분을 전 직원이 나눠 갖게 됐다. 명실상부한 종업원 지주회사로 거듭난 것이다. 이후 노.사는 상호 신뢰를 구축하기 위한 다양한 시스템을 도입했다. 노사위원회를 분기별로 개최해 경영정보를 공개하는 것은 물론 회사의 경영방침, 경영이념 등을 결정할 때 전직원이 참여토록 했다. 이와 함께 노사가 공동으로 운영하는 것을 원칙으로 고충상담처리부를 설치했다. 고충상담처리부는 실질적으로 직원들의 애로사항을 해결해 주기 위해 핫라인 개설,호프데이 등 비공식적인 대화의 장을 수시로 개최, 구성원끼리 신뢰를 쌓을 수 있게 했다. 이러한 노력 덕분에 명광엔지니어링은 전체적인 업무효율이 높아졌으며 직원들의 이직률도 지난해 대비 50% 가량 줄어들었다. 회사는 앞으로 노.사간 의사소통을 원활하게 하고 경영정보를 좀 더 손쉽게 공유토록 하기 위해 전산망을 운영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전직원의 전문 기술인화를 위해 1인 2자격증제를 적극적으로 권장할 방침이다. 홍성원 기자 anim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