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교통부가 오는 2004년 4월 개통되는 경부 및호남고속철도 고속열차내에 공중전화를 설치하는 문제를 놓고 고민에 빠졌다. 건교부는 차량 1편성당 무선 공중전화 6대씩 전체 276대의 설치를 검토 중이다. 그러나 `1인 1휴대폰' 시대라고 할만큼 휴대전화 보급률이 60%를 넘어섰고 기존철도.도로 등에 설치된 공중전화 이용도도 크게 떨어지기 때문에 선뜻 설치여부를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철도청이 최근 새마을호, 무궁화호 등 기존 철도차량에 설치된 무선 공중전화 330대의 이용실태를 조사한 결과 지난 1.4분기 대당 하루 통화건수는 1.9회로 지난해같은 기간 2.5회 보다 크게 떨어지는 등 이용도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통화요금을 기준으로 해도 1.4분기 하루 대당 427원에 불과했다. 고속철도의 경우 승차시간이 기존 철도의 절반 수준으로 대폭 줄어든다는 점도건교부가 공중전화 설치를 망설이게 하는 대목이다. 무궁화호의 경우 서울-부산이 5시간20분이 걸리지만 고속철도를 이용하면 2시간40분으로 줄어들고 오는 2008년 대구-부산 노선이 신선으로 건설되면 이 시간은 1시간 56분으로 당겨지게 된다. 건교부는 휴대폰 렌탈 사업자를 선정하거나 승무원이 선불카드를 구입한 승객을대상으로 휴대폰을 빌려주는 방식도 대안으로 검토할 계획이다. 건교부 관계자는 "고객 서비스냐 아니면 현실적인 여건이냐, 쉽지 않은 문제다"라며 "통신사업자가 최소한 시장규모가 2천-3천대 이상은 돼야 사업에 참여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이는 것도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류성무기자 tjd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