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뿐아니라 남성 근로자들도 직장내 성희롱에 심각할 정도로 노출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노총이 금융, 관광, 공공부문에 종사하는 남녀 조합원 1천여명을 대상으로 직장내 성희롱 실태를 조사해 12일 발표한 결과 전화 등을 통한 언어적 성희롱 경험률은 남자 37%, 여자 48%로 조사됐다. 또한 남자의 31.3%, 여자의 49.8%가 외모에 대한 성적인 비유나 평가를 받았다고 응답했으며, 남자의 15.6%, 여자의 16.6%는 음란사진이나 그림 등을 보는 등의 피해를 당했다고 답했다. 특히 입맞춤이나 포옹, 뒤에서 껴안는 등의 신체적 성희롱을 경험한 비율은 여자가 17.7%에 달했으며 남자도 7.5%로 적지 않았다. 성희롱의 정도가 심각한 '상대방이 가슴, 엉덩이 등 특정 신체부위를 만진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여자의 10.2%, 남자의 7.6%가 '그렇다'고 응답했다. 회식자리에서 옆에 앉히거나 술을 따르라고 요구하거나 춤을 추자고 요구받았는지에 대한 조사에서는 여자가 58.6%, 남자가 14.7%로 차이가 났다. 이 밖에 남자의 5.1%, 여자의 5.5%는 안마나 애무를 강요받았다고 응답했고, 남자의 3%, 여자의 1.8%는 성관계를 요구받았다고 응답했다. 성희롱이 주로 발생한 시간대는 근무외 시간(55.5%) 근무시간중(39.9%) 출퇴근중(2%) 순이었고, 발생 장소는 회식 또는 야유회(44.5%) 작업장(36.4%) 직장내 공공장소(13%) 순이었다. 이와 함께 성희롱 가해자에 대한 조사에서는 여자 피해자의 경우 남자(97.3%)가 월등히 높은 반면 남자 피해자의 경우 남자 68.3%, 여자 31.7% 였다. 가해자는 직장 상사가 54.2%로 가장 많았고, 다음은 직장동료 32.4%, 고객 6.1%,하급자 2.1% 순이고 가해자의 연령은 40대가 50.1%, 30대가 35.5%, 50대가 9.1% 였다. 가해자의 학력은 대졸 51.8%, 고졸 21.9%, 전문대졸 20.1%, 대학원이상 4.1% 순으로 고학력자의 성희롱이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분석됐다. 성희롱에 대해 피해자들은 웃거나 농담으로 넘기거나(46.1%) 싫다는 의사를 밝히고 중지할 것을 요구하거나(16.1%) 주위에 도움을 요청하는(2.6%) 등으로 대응했으며 고충처리부서에 신고했다는 응답은 0.6%에 불과했다. 한국노총은 이번 조사결과를 토대로 성희롱 예방을 위한 더욱 강력한 법률적 제도적 장치를 마련할 것을 정부에 촉구하고 일선 노조에서 성희롱 예방교육을 강화하는 데 주력해 나가기로 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성한 기자 ofcours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