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루사'로 광주.전남지역에 사상 최대의 정전 사태가 발생한 가운데 전기 공급의 마지막 설비인 전신주에 대한 시설 기준이 강화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5일 한국전력공사 전남지사에 따르면 이번 태풍으로 광주.전남지역에서는 전신주 6천156개가 넘어지고 변압기 181대가 파손된 것으로 집계됐다. 또 전선이 끊겨진 곳이 1천740개소 이 지역 전체 전기 수용가 140여만 가구 가운데 5분이상 정전피해를 입은 가구가 30만6천가구에 달했다. 이처럼 큰 피해가 발생한 원인은 전신주를 비롯한 각종 전력 공급시설의 안전기준이 대형 재해 발생 가능성에 미치지 못하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특히 전신주 공사의 경우 매설 지역의 지반상태를 전혀 고려하지 않은채 전체길이의 6분의 1에 30cm를 더해 땅속에 묻도록 일률적으로 규정돼 있는 것이 큰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일부 정전 피해 주민들은 전신주 설치 당시 부실공사가 있었거나 전신주 자체가부실제작됐기 때문이라는 의혹까지 제기하고 있다. 이와관련 한전 전남지사 관계자는 "전신주는 전기사업법에 따라 일정 기준에 의해 시설하고 있다"며 "이번 태풍으로 인한 전신주 피해는 갑작스런 집중호우로 인한지반약화, 도로유실 등이 가장 큰 원인"이라고 말했다. (광주=연합뉴스) 남현호 기자 hyun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