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출제해 3일 전국 수험생56만여명이 응시한 수능 모의평가는 1교시 언어영역을 중심으로 외국어, 사회탐구,과학탐구 등이 전반적으로 까다롭게 출제돼 수험생들이 애를 먹었다. 일선고교와 입시전문기관들에 따르면 이날 모의평가에는 새로운 유형과 시사문제가 가미된 통합 교과적인 문제가 많이 나왔고, 언어영역은 상당히 쉽게 나올 것이라는 예측을 깨고 오히려 지난해 수능보다 어려웠다는 반응이 많았다. 언어영역은 2002학년도 수능에서 인문계 상위 50%가 전년도보다 24.6점, 자연계가 21.8점이 떨어져 수능평균 66.8점 하락에 가장 큰 요인으로 작용, 올해는 지난해보다 쉬울 것이라고 점쳐졌다. 수리영역만 지난해 수능보다 전반적으로 쉬웠을뿐 외국어, 사회탐구, 과학탐구,영역도 지난해 수능과 비슷하거나 다소 어려웠다. 입시전문가들은 "전반적으로 체감 난이도가 높았고, 언어영역에서 화학지문이나오는 등의 통합교과적이고 시사적인 문제를 많이 다룬 것이 뚜렷한 특징"이라며 "재수생들은 비교적 쉽다고 느끼지만 재학생들은 문제를 풀면서 생소함과 시간부족을호소하는 기색이 역력했다"고 평가했다. 이에따라 이번 모의평가 결과를 토대로 재학생들은 현재 원서접수중인 수시2학기 모집으로, 재학생들은 정시모집으로 몰릴 것이라는 분석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언어영역 = 지난해 수능보다 어려웠다. 문제 해결에 많은 시간을 걸리고 정답과 오답 구별이 어려운 문제가 많았다. 문학 지문도 비교적 어렵고 생소하게 느껴질작품이 많았다. 문제 유형은 기존과 유사했으나 응용력을 요구하는 통합 교과적인 문제와 최근시사문제가 많아 많은 수험생들이 크게 당황했다. 법정노동시간 단축문제에 대한 노.사.정의 논의내용을 소개하는 지문을 싣고 쟁점내용을 파악하게 하는 문제, 여성인력활용의 필요성에 대한 글을 쓰기 위해 필요한 사례를 찾게하는 문제, 이공계 학생의 병역혜택 부여에 대한 네티즌 찬반양론,휴대폰 예절을 위한 글쓰기를 위한 설문지 항목구성 등 시사적 문제가 눈에 띄었다. 또 `이산화탄소가 물에 녹는 현상은 물리적 변화인가 화학적 변화인가' 등의 화학적 원리를 담은 긴 지문을 내놓고 논리적 사고능력을 평가하는 매우 특이한 문제가 나와 많은 수험생들이 당황했다. 서울 K고 김모(17)군은 "쉽게 나올거라 예상했는데 막상 시험지를 보니 생각을많이 해야했고 교과서에서 나오지 않는 단어들도 많이 나와 모의고사보다 훨씬 어려웠다"면서 "수능에서도 이렇게 나올까봐 걱정"이라고 말했다. 대성학원 이영덕 평가실장은 "언어영역이 작년보다 무조건 쉽게 출제될 것으로믿고 있던 수험생들은 크게 당황했을 것"이라며 "지문은 짧지만 많이 생각하고 풀어야하는 문제가 많았다"고 분석했다. ◇수리영역 = 작년 수능보다 쉬웠다. 낯선 유형의 특이한 문제나 계산력 위주문제보다는 기본 개념과 수학적 감각에 충실한 문제가 많았다. 김용근 종로학원 평가실장은 "인문계와 자연계 모두 약간 쉽게 출제됐으나 고3들은 어렵게 느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사회탐구영역 = 국사는 사료의 비중이 높고 근현대에서 많이 출제되었다는 점에서 종전 수능 경향과 유사했다. 학생들에게는 다소 까다롭게 느껴질 수 있는 문제가 있었다. 윤리는 교과서외의 다양한 자료를 활용한 문제들이 많았으며 답지의 구성에 있어서도 새로운 형식이 돋보였으나,어려운 문제와 쉬운 문제가 명확히 구분됐다. 일반사회는 의사 결정 과정과 사회 문제 해결에 관한 문제들이 주를 이루고 있었고 작년 수능문제와 비슷했다. 중앙교육진흥연구소 이재우 실장은 "일반사회, 윤리, 정치, 경제는 다소 어려웠고 나머지 과목은 대체로 쉬웠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과학탐구영역 = 한 교과에 치우침 없이 전 단원에서 골고루 출제되었으며, 전반적으로 문제의 난이도는 작년과 비슷하며 개념을 정확하게 파악해야 풀 수 있는 문제들이 많았다. 물리, 화학, 생물, 지구과학 모두 도표가 상당히 많이 나오고 실험과정을 이해하지 못했을 경우 손도 대지 못하는 문제가 많았다. ◇외국어(영어)영역= 작년수능과 난이도가 비슷하거나 다소 어려웠다. 지문의길이가 좀 길어졌고, 참신한 지문이 많았다. 특히 장문 독해가 2개에서 3개로 늘었으며 지문이 상당히 난해했다. 유병화 고려학력평가연구소 평가실장은 "교과서에 나오지 않는 난해한 지문이많았고 단어를 단순 암기하기보다는 문맥의 흐름속에서 파악할 수 있는지를 물은 경우가 많았다"고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 조채희 기자 chaeh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