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극심한 수해가 발생했던 경남지역에 태풍'루사'가 강타하면서 사망하거나 실종된 사람이 17명으로 늘어난 가운데 낙동강 수계 곳곳에서 우려했던 범람과 둑 붕괴가 잇따라 수계 전역에 비상이 걸렸다. 낙동강 하류지역에 1일 홍수경보가 내려진 가운데 수위가 최소한 2일 오전까지계속 상승할 것으로 보여 창녕군이 민방위 동원령을 검토하는 등 수계 전역이 비상상태며 지난달 침수원인이 됐던 둑까지 다시 붕괴되거나 물이 새고 있다. ▲인명피해 지난 31일 오후 9시께 함양군 마천면 덕천리 내마마을에서 산사태가 발생, 이마을 노성곤(32)씨와 김순덕(60.여), 정점순(66,여), 권점순(76.여)씨 등 4명이 현장에서 사망하거나 매몰됐다 시체로 발굴했다. 또 합천군 마천면 가흥리 당흥마을에서 신현주(68)씨와 부인 이정순(59)씨, 마을 보현암 암자에서 이화순(82) 할머니가 산사태로 물과 흙더미에 깔려 숨졌다. 마산시 진전면 평암리 나수성(72.여)는 지난 31일 오전 빌린 돈을 갚으러 간다며 집을 나간 뒤 이날 낮 12시 30분께 집 앞 논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합천군 봉산면 송림리 박경조(55.여)씨는 31일 오후 7시 30분께 저녁식사후 논에 물을 보러 간다며 나간 후 근처 배수로에서 바지만 발견된 채 실종됐다. ▲낙동강 수계 범람.둑 붕괴 △합천지역= 합천군 청덕면 낙동강 수계 가현둑이 지난달 집중호우에 이어 다시 붕되된데 이어 인근 광암둑도 붕괴위기를 맞고 있는 가운데 덕곡면 병배천 둑과 적중면 옥두둑 등이 잇따라 붕괴되거나 범람해 합천지역 곳곳에서 물난리를 겪고 있다. 1일 오후 4시 20분께 합천군 적중면 옥두리 옥두둑이 범람한데 이어 인근 부수리 부수둑도 범람을 시작, 농경지 260㏊가 침수되고 있고 주택 10여가구도 침수가우려된다. 또 이날 오후 3시께 덕곡면 병배마을 병배천 둑이 20m 가량 붕괴되면서 가옥 10여채와 농경지 10㏊가 침수됐으며 율곡면을 거쳐 합천읍으로 운행하는 1천34호 지방도의 통행이 두절되면서 7개 마을 400여가구 800여명이 고립된 상태다. 이에앞서 청덕면 하현리 지난달 집중호우 당시 무너졌던 가현둑 20여m가 이날오전 5시께 다시 붕괴됐고 수위가 계속 상승하고 있어 가현마을 저지대에 일부 침수가 시작되면서 90여가구 210명이 대피에 나섰고 농경지 128㏊가 침수됐다. 여기다 역시 지난달 무너졌던 인근 광암둑도 응급복구됐으나 다짐공사를 하는중 곳곳에서 누수가 발생해 붕괴위기를 맞으면서 48가구 110여명이 대피를 서두르고있다. △창녕.의령.함안지역= 낙동강 수계인 창녕군과 의령군 둑 곳곳에서도 일부 둑이 새거나 불어난 강물이 둑 상부까지 차고 오르자 흙 마대를 급히 쌓고 있으며 창녕군은 민방위대원 동원령을 검토하고 있는 등 낙동강 수계 곳곳이 범람이나 둑 붕괴 비상상황을 맞고 있다. 지난달 집중호우 당시 붕괴됐던 함안군 법수면 백산 둑 가물막이에서도 이날 오후 물이 새기 시작해 보강공사를 벌이고 있으나 정확한 누수지점을 몰라 긴장하고있으며 주민들은 대피를 서두르고 있다. 창녕군지역은 남지읍 고곡리 고곡둑과 길곡면 신촌리 신촌둑, 부곡면 비봉둑,이방면 장천둑 등 낙동강변 둑 6개소에서 둑 상단부분을 30-60㎝ 정도만 남긴 상태에서 범람위기를 맞아 긴급 보강작업을 벌이고 있다. 특히 남지읍 고곡리 칠현둑에서는 물이 새 부산국토관리청과 군에서 공무원.주민 등과 중장비를 동원해 누수지점 보강에 나섰다. 군은 57가구 150여명을 대피시키거나 대피준비를 통보했으며 밤새 계속 물이 불어날 것에 대비해 민방위대원 동원령을 검토하고 있다. 의령군 지역에서도 지정면 포위둑과 부림면 오소둑 등이 범람위기를 맞아 군에서 긴급 마대쌓기 작업을 벌이고 있다. ▲낙동강 수위 낙동강 하류에 홍수경보가 내려진 가운데 일부 지점이 위험수위를 넘기고도계속 수위가 상승하고 있어 범람여부에 주민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낙동강 홍수통제소는 1일 오후 2시 30분 현재 예.경보 지점별 수위를 현풍 12.59m(위험수위 13.00), 진동 10.6m( " 10.50), 수산 9.47m( " 9.00), 삼랑진 8.32m( " 9.00), 구포 4.39m( " 5.00) 등으로 밝혔다. 진동과 수산지점이 이미 위험수위를 넘긴 상태에서 시간당 5-10㎝씩 수위가 높아지고 있고 이날 밤에서 2일 오전까지는 상승 수준을 계속 유지할 것으로 통제소측은 전망하고 있다. 낙동강홍수통제소 관계자는 "상류인 낙동과 구미 지점은 약간 수위가 낮아졌거나 정점에 도달한 상태여서 하류도 당분간 상승하더라도 점차 상승속는 무뎌질 것"이라며 "본류 둑 범람은 없더라도 일부 둑 붕괴사고 위험은 상존한다"고 말했다. ▲교통통제.정전 도내 국도와 지방도, 시.군도 35개소에서 교통이 두절됐으나 오후 5시 현재창원 북면 월계마을 앞 국도와 밀양 활성교와 삼상교, 양산소방서-강서 파출소, 함양 유림-마천 지방도 등 7개소에서 여전히 교통이 통제되고 있다. 또 함양지역 1천300가구와 산청지역 100가구에는 교통두절과 침수.매몰사고 등의 영향으로 1일 오후까지 정전이 해소되지 않고 있다. (창원=연합뉴스) 정학구기자 b940512@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