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풍과 폭우를 동반한 제15호 태풍 '루사(RUSA)'가 31일 오후 전남 고흥지방으로 상륙한 후 한반도를 관통해 많은 피해가 예상된다. 태풍 루사는 9월1일 오후에 강원도 속초를 통해 동해안으로 빠져나갈 예정이어서 태풍으로 인한 피해는 31일 밤과 1일 새벽이 고비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기상청은 31일 "태풍 루사가 오늘 오후 3시 현재 전남 고흥반도 남쪽 해안지방에 상륙, 시속 22㎞ 속도로 북상하며 오후 9시 현재 전북 남원 부근을 통과하는 중"이라며 "루사는 북진 또는 북동진하면서 전북과 강원 등지를 관통, 남부와 강원지방에 많은 비를 뿌릴 것"이라고 예보했다. 이날 오후 9시 현재 태풍 영향권에 있는 주요 도시의 강수량은 강릉이 무려 683㎜에 달해 지난 81년 9월 장흥의 547.4㎜를 넘어서면서 기상관측이래 사상 최고치를기록했다. 제주 어리목에도 573㎜의 폭우가 쏟아진데 이어 대관령은 563㎜, 강릉 경포대 481㎜, 지리산 뱀사골 467㎜, 동해 276㎜, 부산 111㎜, 서울 31㎜ 등을 기록했다. 또 제주 고산지방에는 초속 56.7m의 강풍이 불어 지난 200년 8월31일 태풍 `프라리룬'이 흑산도에서 기록한 전국 최대 순간풍속 58.3m에 이어 사상 2위를 기록했다. 태풍 `루사'는 이날 밤 현재 강도가 `중', 규모도 `중형'으로 약화됐으며 중심부근 최대 풍속도 초속 28m로 다소 약화된 상태다. 그러나 여전히 전국에 20∼30m의 강풍이 불고 있고 특히 강원 영동과 경상북도에는 시간당 40∼70㎜의 많은 비가 쏟아지고 있다. 이로인해 제주도와 남해 전해상에는 태풍주의보가, 그밖의 전국 내륙지방과 전해상에는 태풍경보가 발효중이다. 태풍 `루사'는 오는 9월1일 오전 9시 강원도 속초 남서쪽 약 120㎞부근을 거쳐오후 3시께 강원도 속초 동북동쪽 약 65㎞ 부근 해상으로 빠져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예상강수량은 강원도 영동 지방이 100∼200㎜, 많은 곳은 최고 300㎜에 달하겠고 충청남북도와 경상남북도, 전라북도는 50∼150㎜(많은 곳 200㎜), 서울.경기, 강원도 영서는 40∼80㎜(많은 곳 150㎜), 전라남도, 경상남도는 30∼60㎜(많은 곳 100㎜), 제주도는 10∼30㎜(많은 곳 80㎜)가 되겠다. 기상청은 "육상에서는 바람이 매우 강하게 불고, 많은 비가 오는 곳이 있겠으니시설물 및 농작물 등 피해가 없도록 대비하기 바란다"며 "특히 해안지방에서는 폭풍해일이 발생할 가능성이 매우 높으니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지훈 기자 hoon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