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순천시 해룡면 김정순(金貞順.70) 할머니가26일 발표한 제2회 고졸 검정고시의 전국 최고령 합격자가 됐다. 슬하에 4남을 둔 김 할머니는 현재 남편, 미혼인 막내아들(학원강사)과 순천에서 살고 있다. 해방되던 1945년 광양시 봉강초등학교를 졸업한 김 할머니는 어려운 집안사정으로 상급학교에 진학하지 못했다. 나이를 먹어가면서 못배운 것이 한이 됐으나 결혼과 농사, 자식 키우는 일로 시간을 뺏기고 용기도 나지 않아 체념한 상태였다. 70에 가까운 나이에도 공부에 대한 미련을 떨치지 못하는 어머니를 옆에서 지켜보던 아들들의 권유로 순천 검정고시 학원에 등록, 3년간의 노력 끝에 과목별로 고입 검정고시에 응시해 2회(2001년 8월, 지난 4월)에 걸쳐 고입자격을 따낸 뒤 다시 고교과정을 공부해 이번에 고졸 검정고시까지 합격했다. 김 할머니는 "배움에 대한 한이 맺혀 그날 배운 문제는 그날 풀지 못하면 잠을 이루지 못할 정도로 열심히 했다"며 "배움이 짧아 처음 시작하는 고입시험이 고졸시험보다 더 힘들었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문학이 너무 좋다는 김 할머니는 건강만 허락하면 방송통신대학교에 진학해 문학(국어국문학과)을 전공하는 것이 꿈이다. 이번 전남지역 고졸 검정고시에서 최고득점은 김동명(19.전남 여수시 신기동)군이, 최연소 합격은 조용현(14.전남 목포시 상동)군이 차지했다. (광주=연합뉴스) 나경택 기자 kt@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