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집중호우로 남한강 하류 지역에 500년 빈도의 홍수가 발생하는 등 전국적으로 엄청난 비가 내렸으나 소양강댐, 충주댐 등 다목적댐을 적절하게 이용, 재해를 크게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한국수자원공사가 지난 4-14일 발생한 집중호우에 따른 전국 14개 다목적댐의 운용 현황 및 홍수조절 효과를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이 기간 댐유역별 강우량은 밀양댐 687.6㎜, 안동댐 535.5㎜, 주암댐 500.4㎜, 충주댐 420.1㎜, 소양강댐 367.8㎜ 등 평균 408.5㎜. 이로 인해 이들 댐에는 총 69억t의 물이 유입됐으나 이 중 38억t을 댐에 가둠으로써 큰 피해를 막았다는 것이 수자원공사의 분석이다. 따라서 다목적댐 평균 저수율이 비가 쏟아지기 전의 42.3%에서 72.7%로 30.4%포인트나 치솟았다. 특히 한강수계는 4일부터 계속된 호우로 영월읍 일대가 물에 잠기고 여주지역에 홍수경보가 내려지는 등 남한강 하류지역이 500년만에 한번 찾아오는 수준의 홍수로 위험한 지경에 이르렀으나 소양강댐이 방류를 하지않고 유입된 6억7천만t을 가뒀고충주댐도 최대한 물을 가뒀다 여주와 한강인도교 수위가 내려가기 시작한 7일 오후부터 방류하기 시작했다. 홍수조절능력이 6억2천만t으로 상대적으로 적은 충주댐은 초당 최대 2만437t이 유입되기도 했으나 한강 하류 수위가 내려간 뒤에도 초당 7천t만 내려보냈다고 수자원공사는 밝혔다. 이로써 여주지점 수위를 3.46m, 인도교의 수위를 2.4m 낮추는 효과가 있었다는 것이다. 거제 593㎜, 봉화 591㎜, 거창 538㎜, 부산 522㎜, 영주 485㎜의 강우로 합천과 의령 등 제방 8곳이 유실되고 6천여명의 이재민이 발생하는 등 비 피해가 가장 컸던 낙동강수계도 안동.임하.합천댐이 유입된 2억6천만-5억8천만t을 모두 저류했고 남강댐은 낙동강 본류가 아닌 사천만으로 9억t 가량을 방류, 진동지점 수위를 4.25m 낮춰 피해를 최소화했다. 특히 임하댐은 13일 오전 8시 제한수위를 넘어섰으나 하류의 피해상황을 고려해 다음날 오후 4시부터 초당 200t만 흘려보냈다. 수자원공사는 금강수계도 용담댐 유역에 400㎜, 대청댐 유역에 250㎜ 안팎의 비가 내렸으나 용담댐에 2억3천만t, 대청댐에 3억8천만t을 전량 가둬 공주지점 수위를 2.36m 끌어내림으로써 하류지역의 피해를 없앴다고 강조했다. 이밖에 섬진강수계는 섬진강댐이 수문을 열지 않고 1억9천만t을 저류했고 주암댐도 하류 송정지점 수위가 낮아질 때 물을 방류, 송정지점의 수위를 5.91m 낮추는 효과를 발휘했다. 한편 수자원공사에 따르면 댐이 없었을 때와 비교해 갈수기의 하천 유량은 소양강댐이 건설된 뒤 1.6배, 충주댐이 건설된 뒤 4.5배 증가했지만 홍수기 유량은 소양강댐이 생긴 뒤 0.57배, 충주댐이 생긴 뒤 0.61배로 각각 감소, 이들 댐이 갈수기에는 용수공급과 하천 수질 개선에, 홍수기에는 하천범람 등 피해 감소에 크게 기여했다. 수자원공사 관계자는 "매년 되풀이되는 4대강 유역 및 주요 하천의 홍수와 가뭄피해를 근본적으로 줄이려면 정부에서 발표한 12개 중소규모 댐 건설이 계획대로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강의영 기자 keykey@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