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 국방장관이 14일 취임 한 달여 만에 10여건의 인사 청탁을 받았다고 공개했다. 진급심사 철에 즈음해 국방장관이 인사 청탁 사실을 밝히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 장관은 이날 군 간부들과의 간담회에서 인사에 관한 소신과 철학을 밝혔다. 그는 (군뿐 아니라 모든 인사를) 잘못되게 하는 요소로 우리나라 모든 조직에 퍼져 있는 지연·학연·혈연에 따른 '청탁'과 청탁 인사를 공정한 것처럼 포장하려는 '안배인사'를 꼽아 주목을 끌었다. 이 장관이 인사 청탁을 공개한 것은 현 정부의 마지막 군 인사를 한 점 의혹 없이 공정하고 투명하게 처리하겠다는 강한 의지로도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 장관은 "이 시간 이후로 청탁하면 아주 우수한 사람이라도 명단에서 지워질수 있다"고 경고하고 "오늘까지는 없던 일로 하겠다"고 '면죄부'를 줬다. 이에 대해 군 간부들은 이 장관이 앞으로 군 일부의 인사 청탁 문화를 뜯어 고치는 데 인사 개혁의 초점을 맞출 것임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그는 인사 기준으로 △어떤 눈을 갖고 군인의 길을 걷고 있는지 평가하라 △부하 관리와 임무에 매진하는 사람을 찾아라 △일의 핵심으로 직진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사람을 찾아라 △결과를 얻기 위해 끝까지 추적하는 사람을 찾아라 등 4가지를 제시했다. 국방부 관계자들은 "보직에 상관없이 임무수행 및 그 결과를 놓고 평가하고 진급시키라는 것이 장관의 뜻"이라고 해석했다. 이 장관이 인사 청탁을 받았음을 공개함에 따라 누가 누구를 통해 했는지,어떤 방법을 동원했는지를 놓고 파문이 예상되고 있다. 군 고위 관계자는 "주로 정치권을 통한 것이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