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5 민족통일대회 첫째날인 14일 서울 광장동 쉐라톤 워커힐 호텔은 이른 아침부터 호텔관계자뿐 아니라 통일부.경찰.국정원 등 정부지원단의 손님맞이 준비로 분주했다. 호텔측은 5~7층에 마련된 북측대표단과 남측 추진본부의 숙소 점검을 마무리하고 호텔 도착 즉시 있을 점심식사 준비에 심혈을 기울이는 모습이었다. 오전 8시30분께 남측 영접단 30여명이 호텔에 집결, 환영 꽃다발을 가득 싣고 북측인사들을 태울 버스 6대, 정부지원단 차량과 함께 경찰 사이카 8대와 순찰차 2대의 호위속에 인천공항으로 향했다. 호텔입구에는 `환영 8.15 민족통일대회 대표단'이라는 대형현수막이 북측대표단을 맞을 준비를 했고, 한국외대 총학생회 명의의 `우리민족끼리 힘을 합쳐 통일 이루자'는 등의 문구가 씌어진 현수막 4~5개가 입구 도로 곳곳에 나부끼고 있다. 호텔측은 점심으로 준비될 갈비찜, 불고기 등의 한식과 저녁 공식만찬의 한정식 요리준비에 여념이 없다. 요리팀에 북측인사들이 좋아할만한 특별식단을 주문해 놓은 상태다. 북측 인사들의 호텔 도착 직전 90여명의 호텔직원들이 꽃다발을 증정하며 박수로 이들을 맞이할 예정이다. 객실은 26만원짜리 2인1실 디럭스 트윈 기준이지만 북측의 요청으로 이날 1인 1실용 스위트룸을 긴급히 마련, 북측 김영대 단장이나 몽양 여운형 선생의 딸인 려원구 조국전선 중앙위원회 의장을 위한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15일 개막식이 열릴 호텔 야외 '제이드 가든'은 1천300평 규모의 잔디밭으로 주로 콘서트나 야외결혼식 장소로 애용되며 아차산과 한강이 내려다 보여 전망이 좋은곳이라고 호텔측은 설명했다. 호텔측은 개막행사가 야외기 때문에 시위 등 돌발사태 발생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자체 보안과 직원 20여명을 동원해 철저히 차단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양력추석인 `오봉'연휴를 맞아 일본인 관광객이 대거 호텔에 투숙중인 것으로 알려져 독도영유권, 교과서 왜곡 문제 등을 다룰 16일 학술토론회에서 특별호소문이 채택될 예정이어서 묘한 상황을 연출하게 될 전망이다. 행사를 총괄할 호텔 이민섭 지배인은 "재작년 이산가족 상봉행사를 비롯해 몇 번의 남북행사를 치른 경험으로 이번 행사도 무난히 치를 것"이라며 "중요한 민족적행사니만큼 북측인사들이 사고없이 편히 지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상헌 기자 honeyb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