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에 사는 주부 박모씨(27)는 매주 두번 '영어 베이비시터'를 집으로 부른다. 돌이 갓 지난 아들 성민이를 위해서다. 박씨는 "밥을 먹거나 장난감을 가지고 놀 때 영어를 접한다면 효과가 좋을 것이라는 생각에서 영어 베이비시터를 소개받고 있다"고 말했다. 부모가 외출한 사이 영어로 아이를 돌봐주는 '영어 베이비시팅'이 붐을 이루고 있다. 최근 불어닥친 영어 조기교육 열풍과 맞물려 급속히 팽창하고 있다. 서울 역삼동에 있는 베이비시터 업체인 B사는 최근 영어 베이비시터를 원하는 회원 수가 올초에 비해 두배 이상 뛰었다. 회사측은 "지난해까지 회원의 80%가 초등학교 1∼4학년이었으나 최근엔 4∼6세가 70%,2∼3세가 20%로 바뀌었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강남 송파 영등포의 1백여 가정에 영어 베이비시팅 서비스를 제공중이다. 60여 가정에 영어 베이비시터를 보내는 서울 청담동 소재 I사도 사정은 비슷하다. 영어 베이비시팅 수요가 크게 늘어 4세 안팎의 아동들이 전체 회원의 절반을 차지했다. 정지아 베이비시터코리아 홍보팀장은 "요즘 영어 베이비시터를 보내달라는 문의중엔 해외 어학연수나 국내 영어유치원에 보내기엔 너무 어린 돌 미만 자녀를 둔 엄마들의 상담도 크게 늘고 있다"고 귀띔했다. 영어 베이비시터는 해외에서 2∼3년간 살았거나 어학연수를 다녀온 20대 대학생들이 대부분이다. 이들은 일상의 대화를 영어로 하면서 아이를 돌봐주고 2시간당 3만원 가량을 받고 있다. '영어 베이비시팅' 붐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권오량 서울대 영어교육과 교수는 "조기 영어교육은 '남들보다 뒤떨어지면 어쩌나'하는 불안감은 해소할 수 있겠지만 효과는 아이마다 다를 수 있으므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방실 기자 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