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등 중부지방에 막대한 피해를 입혔던 호우전선이 남하하면서 부산.경남 등 남부지방이 물난리를 겪고 있다. 지난 5일부터 8일까지 161.2㎜의 강우량을 기록했던 부산지역은 9일 자정을 전후해 4-5시간동안 천둥과 번개를 동반한 53㎜ 폭우가 쏟아졌고, 영도구와 해운대구 등 일부지역에선 시간당 20-30㎜의 국지성 폭우로 많은 피해가 발생했다. 지난 8일 오후부터 호우주의보가 호우경보로 대체된 경남지방도 하동과 산청 298㎜ 등 9일 오전 7시 현재 평균 205.5㎜의 누적 강우량을 기록하면서 곳곳이 물바다를 이뤘고, 대구와 경북지방도 고령군 241㎜.대구 230㎜.칠곡군 204.6㎜ 등 도내 대부분이 200㎜ 안팎의 누적강우량을 기록하며 피해가 잇따랐다. 낙동강 수위가 곳곳에서 위험수위에 육박하고 있는 가운데 9일 오전 2시30분께 경남 합천군 청덕면 유천리 둑과 개축중이던 양수장 등 30여m가 붕괴되면서 농경지230㏊가 물에 잠겼고, 주변 3개 마을 135가구 340여명의 주민들이 인근 낙진초등학교로 긴급대피했다. 현재 경남 합천군 일대 낙동강 수위가 둑 높이 9m에 근접해 경찰과 공무원들이 강주변 마을 주민들을 인근 야산으로 대피토록 유도하고 있고, 경남 삼랑진 일대도 8일 오후부터 홍수주의보가 발령된 가운데 상류로부터의 유입량 증가로 부산 북구구포동.화명동의 둔치 비닐하우스 수백동과 김해평야 수백㏊의 농경지가 물에 잠기는 등 낙동강 하류 곳곳이 물난리를 겪고 있다. 또 경남 통영군 등 해안가는 바닷물 높이가 최고조에 달하는 백중사리마저 겹쳐 해안도로 일부가 침수되기도 했다. 인명과 재산피해도 속출해 지난 8일 오후 2시께 경남 의령군 의령읍 하리 선암마을 김점분(88)할머니가 논에 나갔다가 불어난 하천에 빠져 실종됐으며, 부산 북구화명동 낙동강 둔치 비닐하우스촌에선 농수로를 손보던 조모(57)씨가 갑자기 불어난 물에 고립됐다가 2시간여만에 119구조에 구조되기도 했다. 경남 창녕군 남지읍 학계리에선 양계사육 2개 농가의 배수시설이 고장나 양계 1만4천마리가 집단폐사해 2천여만원의 재산피해를 냈다. 부산에선 9일 오전 3시께 부산 강서구 눌차동 강모(46)씨 집 뒤편 높이 3m 축대와 영도구 조양맨션 뒤편 담벼락이 붕괴되는 등 10여곳의 축대와 담벼락이 붕괴돼 주민들이 대피하는 소동을 겪었고, 대구와 경북에서도 주택 51가구가 붕괴되는 피해를 입었다. 도로침수에 따른 국도와 지방도 곳곳의 교통이 통제되고 있는 가운데 경남 창녕군 1008 지방도 남지읍 대곡마을-칠현마을 300여m, 경남 양산 7번국도 임기마을 앞100여m 등이 침하와 침수로 교통이 통제됐고, 부산 동래구 온천천의 수위상승으로 세병교와 연안교의 차량통행이 전면 중단됐다. 대구의 신천좌안도로 2㎞와 경북 고령군 송곡리 주물공단 1㎞ 등 대구.경북지방에서도 도로 14개소와 교량 5개소의 차량이 통제됐다. 빗길교통사고도 잇따라 지난 8일 밤 11시께 경남 통영시 당동 67번 국 지방도를 달리던 포터 트럭이 빗길에 미끄러지면서 가장자치 10m아래 언덕으로 추락, 운전자 주모(57)씨가 숨졌고, 9일 오전 4시40분께 부산도시고속도로 오륜터널 입수에서 승용차가 가로등을 들이받아 운전자 권모(32)씨 등 2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8일 오후 11시께엔 부산 동서고가도로 시외곽 방면으로 달리던 트레일러가 방음벽을 들이받아 운전차 최모(53)씨가 크게 다치고, 남해고속도로 방면의 동서고가도로 통행이 2시간여동안 중단되기도 했다. 호우전선의 남하로 8일 밤 11시를 기해 경기도 여주군 남한강 여주대교 일원에 발령됐던 홍수주의보가 해제되는 등 이번 호우로 큰 피해를 입었던 수도권 등 중부지방은 서서히 안정을 찾고 있다. 한편 기상청은 앞으로도 기압골의 영향으로 서울과 경기도, 충청남북도.강원도 영동지방에 10-60㎜가 비가 더내리겠지만 큰 피해는 없을 것으로 예보했다. 그러나 남부지방은 50-100㎜의 많은 비가 더 내릴 것으로 보이며, 곳에 따라 천둥.번개와 돌풍을 동반한 집중호우가 내릴 것으로 전망하고 비피해가 없도록 철저한 대비를 당부했다. (전국=연합뉴스) 신정훈기자 sj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