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치러진 한국과학기술원(KAIST) 석사과정 입학 토플(TOEFL) 시험 문제가 지난 99년에 출제됐던 문제와 같은 것으로 드러나 공정성 논란이 일고 있다. 8일 KAIST에 따르면 지난 6일 778명이 응시한 가운데 치러진 KAIST 석사과정 토플 시험 필기 문제가 지난 99년 8월에 출제됐던 문제와 90문항 모두 같은 것으로 밝혀지자 응시생들이 "공정성에 문제가 있다"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이 문제는 토플 주관기관인 미국 교육평가원(ETS)이 KAIST의 의뢰를 받아 출제했다. 한 응시생은 감사원 등의 인터넷에 올린 글에서 "토플시험을 치르고 난 뒤 다른응시생으로부터 '어디에서 많이 본 문제가 나왔다'는 얘기를 듣고 인터넷을 뒤져보니 99년 8월에 출제됐던 문제가 모두 동일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당락을 가르는 시험에서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느냐"고 불만을 터뜨렸다. 또 다른 응시생은 "기출문제를 다시 출제하면 되지 왜 KAIST가 많은 돈을 들여ETS에 문제를 의뢰했는지 모르겠다"며 "앞으로 이런 일이 재발하지 말라는 법이 없는 만큼 KAIST는 근본적인 대책을 강구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KAIST 관계자는 "국내 토플시험 등록업무 등을 관장하는 한미교육위원단(KAEC)이 ETS와 이 문제를 놓고 협의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협의 결과가 나오면 재시험 실시 여부 등 구체적인 대책을 마련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대전=연합뉴스) 이은파기자 silver@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