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세일즈맨이 1억원 이상의 연봉을 받으려면 일반적으로 연간 1백70~1백80대 정도를 팔아야 한다. 적어도 이틀에 1대씩은 팔아야 억대 연봉의 '꿈'을 이룰 수 있다는 얘기다. 1990년대 초부터 업체별로 1~2명씩 포진하기 시작했던 억대 연봉자들은 요즘은 업체당 수십명에 이르고 있다. 특히 작년과 올해는 자동차 내수경기 회복과 특별소비세 인하 등으로 판매가 급증하고 있어 고액 연봉을 받는 영업사원도 무더기로 쏟아지고 있다. 지난해 현대자동차 판매왕 자리에 오른 인천 서부 주안지점의 윤돈기 대리는 한햇동안 모두 3백8대의 차량을 팔아 판매 인센티브로만 1억2천만원의 연봉을 챙겼다. 윤 대리는 올 상반기중에도 1백37대를 팔아 랭킹 3위를 달리고 있다. 지난해 각각 4위와 5위를 차지했던 천안서부 지점의 이석이 과장과 울산 태화지점의 김시롱 대리도 올해 여전히 같은 순위를 유지하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대부분 정식 직원 형태로 영업소를 운영하고 있어 그동안 상대적으로 고액 연봉자가 적었지만 능력급제로 전환한 2~3년 전부터 1억원에 육박하는 세일즈맨이 크게 늘고 있다"고 말했다. 기아자동차는 부산 양정지점의 표수영 대리가 단연 돋보인다. 지난해 3백16대를 팔아 판매왕에 올랐던 그는 올해도 1백38대를 판매해 2위인 서울 교대역지점의 허영봉 대리(99대)를 멀찌감치 따돌리고 있다. 회사 장래가 불투명해 판매에 어려움이 많았던 대우자동차 영업사원들도 선전하고 있다. 북서울대리점의 우성찬 과장은 지난해 2백6대의 실적을 올린데 이어 올 상반기에도 1백16대를 팔아 억대 연봉을 예약했다. 대우자동차판매의 김기호 차장은 "9월중 GM-대우 신설법인이 출범하고 누비라 후속모델 등 신차들도 잇따라 나올 예정이기 때문에 연간 2백대 이상을 파는 영업사원들이 속출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르노삼성자동차 분당지점의 박미경씨는 여성 영업사원으로는 드물게 한달 평균 20여대의 SM5를 판매하며 1억원 이상의 고소득을 올리고 있다. 그는 "꼭 밖에 나가 발로 뛴다고 차를 많이 팔 수 있는게 아니다"며 "타깃 고객을 정해 놓고 이들을 대상으로 전략적인 접근 계획을 세운게 영업 비결"이라고 소개했다. 르노삼성은 SM5의 인기가 지속되고 있어 올해 5~6명의 억대 연봉자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쌍용자동차도 올해 연봉이 1억원을 넘어서는 세일즈맨이 10여명에 이를 전망이다. 고가 차량을 위주로 판매하고 있는 데다 영업점수가 적어 1인당 판매대수가 많기 때문이라는게 회사측의 설명이다. 올해 들어 매달 판매 신기록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수입차 업계에서도 억대 연봉 세일즈맨들이 쏟아지고 있다. 메르세데스 벤츠를 수입.판매하는 한성자동차는 월 평균 6~7대의 벤츠를 판매한 박원권 과장을 비롯해 1억원 이상의 연봉을 받는 영업사원이 4~5명에 이른다. BMW코리아 역시 매달 4~5대씩 팔아치우는 김은정 과장을 포함해 억대 고소득자가 3~4명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일본 도요타 렉서스를 판매하는 한국도요타자동차도 최근 판매가 크게 늘어나면서 억대 연봉을 돌파할 세일즈맨이 20여명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억대 연봉을 받는 세일즈맨들의 공통점은 판매에서부터 애프터서비스까지 모든 과정을 책임짐으로써 고객에게 깊은 신뢰감을 심어주려 노력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강동균 기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