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계천 복원은 도전해볼 만한 일이지만 결코 서둘러선 안됩니다." 하천분야 전문가인 쉐신푸(薛信夫·Shing-Fu Hsueh·58) 미국 뉴저지주 웨스트윈저 시장은 1일 청계천 복개도로 밑 광교∼청계3가 구간을 약 1시간30분동안 둘러본 후 이같이 충고했다. 뉴저지주 수자원국장을 지낸 경력이 있는 쉐 시장은 "과거에 발생한 문제를 지금 해결하지 못하면 다음 세대가 어려움을 겪게 된다"며 누군가 '해야할 일'임을 분명히 했다. "청계천 복원으로 '콘크리트 정글'인 도심의 환경을 개선하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짧은 기간에 될 일은 아니다"고 밝힌 쉐 시장은 "10∼20년 단위의 장기적인 계획을 세워 차근차근 진행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쉐 시장은 이 과정에서 과학적인 정보를 모으고 지역주민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야 한다는 조언도 빼놓지 않았다. 쉐 시장은 "뉴저지주에도 복개하천을 원상회복한 사례가 있지만 청계천 복원에 비할 바는 아니다"고 말했다. 청계천의 경우 뉴저지주 복개하천보다 규모가 클 뿐만 아니라 지하구간에 상수도와 하수도가 뒤섞여 있고 하천 위에 청계천로와 청계고가도로가 겹겹이 쌓여 있어 문제가 훨씬 복잡하다는 것이다. 쉐 시장은 "복개 당시에는 빗물과 지하수를 순환시키는 기술을 생각하지 못한 것 같다"며 "앞으로 복원할 때는 최대한 자연적인 방법으로 건천(마른 하천)화를 막아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지하구간에 악취가 나는 것으로 미뤄볼 때 몸에 해로운 미생물이 많을 수도 있다"며 "지금이라도 도로 곳곳에 환기구를 많이 뚫으면 공기가 원활히 흐르고 햇빛에 의한 살균효과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쉐 시장의 이번 청계천 점검은 '하천 수량확보 방안'을 연구하는 국내 연구진의 주선으로 이뤄졌다. 쉐 시장은 대만 태생으로 1969년 미국에 건너갔으며 미국 동부지역 도시중에선 유일한 아시아계 시장으로 알려졌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