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계한 일본 여류 미술사학자의 장서 7천3백권이 국립중앙박물관에 기증됐다. 일본 가쿠슈인(學習院)대학 문학부 철학과 교수로 재직하다 지난해 49세로 별세한 고(故) 지노 가오리(千野香織) 교수의 동료 교수들과 유족은 평소 한·일 문화교류에 많은 관심과 노력을 기울여온 고인의 정신을 기려 한국에 기증하게 됐다고 밝혔다. 기증 도서는 일본 미술사 뿐만 아니라 일본문학,역사학,불교학,젠더(性) 이론 등 그 분야가 다양하다. 도쿄 출생인 고인은 도쿄국립박물관을 거쳐 지난 89년 이후 가쿠슈인 대학교수로 재직하다 작년 12월 심부전증으로 타계했다. 지노 교수는 일본에서는 일본 중세 회화사 연구에 많은 업적을 남겼으며,여성운동에 투신해 '뛰는 교수'(running professor)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그의 여성운동은 한국과도 인연이 깊어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이 머무르고 있는 '나눔의집'을 매년 방문하기도 했다. 이들 기증 도서는 2005년 개관 예정인 새용산박물관에 '지노문고'(千野文庫)라는 이름으로 학계와 일반에 공개된다. 국립중앙박물관은 고인과 기증자 및 기증협력자에 대한 정부 포상을 추진키로 했다. 최규술 기자 kyus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