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가락 사이가 근질근질한 느낌.여름철이면 찾아오는 불청객,무좀이다. 무좀은 날씨가 건조하고 추운 계절에는 숨어 있다가 덥고 습해지면 다시 기승을 부린다. 무좀을 일으키는 곰팡이가 여름에 잘 자라기 때문이다. "병같이 않은 병"이라 우습게 여겼다가는 발바닥 전체에퍼지고 심한 경우 발등과 발톱까지 파고든다. 성인의 40-50%가 앓고 있다는 "국민병"무좀. 증상을 정확히 파악하고 치료하면 뿌리뽑을 수 있다. ◇무좀은 피부곰팡이증=무좀은 발가락 사이,발바닥 손 등에 곰팡이균의 일종인 백선균에 의해 생기는 만성 재발성 질환이다. 이 균은 피부의 가장 바깥에 있는 각질층에 살면서 각질을 양분으로 삼아 번식한다. 따라서 각질이 풍부한 발가락과 발바닥 손발톱 사타구니 등이 주요 '공격지대'다. 발생장소에 따라 병명이 붙는다. 발무좀(족부 백선) 손무좀(수부 백선) 손발톱무좀(조갑 백선) 사타구니와 엉덩이에 생기는 완선,털없는 부위에 생기는 체부 백선,앞가슴과 등에 생기는 어루러기 등이다. 전체 무좀의 절반 이상이 발가락과 발바닥에 생기는 발무좀이다. 증세는 심한 가려움증과 함께 피부가 짓무르거나 물집이 생긴다. 피부껍질이 하얗게 벗겨지기도 한다. 초기 증세는 주로 4번째와 5번째 발가락 사이의 피부가 벗겨지거나 갈라지는 것. 더 악화되면 발가락에 좁쌀 같은 물집이 한꺼번에 일어난다. 이 때 물집을 손으로 긁으면 2차 감염으로 염증이 생기면서 진물이 나고 붓는다. 무좀 가운데 가장 골칫덩어리는 손발톱에 생기는 조갑백선. 만성이며 가려움증이 없어 뒤늦게 발견되고 치료기간이 가장 길다. 이 무좀에 걸리면 손발톱의 광택이 없어지고 표면이 울퉁불퉁해지거나 잘 부스러진다. 흔히 색깔이 노랗게 되면서 두터워져 '손발톱이 썩었다'고 표현한다. 손발톱무좀은 치료를 서두르지 않으면 감염되지 않은 다른 손발톱이나 신체의 다른 부위로 쉽게 전염된다. ◇피부곰팡이 근절방법=무좀과 비슷한 피부병이 많기 때문에 증세만으로 섣불리 판단해 치료하면 악화될 수 있다. 무엇보다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바르는 약을 1주일 정도 써도 효과가 없다면 반드시 전문의의 진찰을 받아야 한다. 가벼운 증상의 무좀은 환부에 꾸준히 연고를 바르고 발을 청결하고 건조한 상태로 유지하면 완치된다. 항진균제를 1주일 정도 바르면 가렵거나 물집이 생기던 증상은 없어진다. 그러나 곰팡이균은 그대로 남아 고온다습한 여건만 되면 재발하기 때문에 표피에 남아있는 균까지 모두 죽이려면 6주 이상 발라야 한다. 증세가 심하거나 손발톱까지 감염됐다면 바르는 약과 함께 의사의 처방에 따라 먹는 약을 써야 뿌리뽑을 수 있다. 먹는 약은 곰팡이가 세포벽을 만드는 데 필요한 효소를 분비하지 못하게 해서 무좀을 없앤다. 치료기간은 2∼3개월 정도로 꾸준히 복용하는 게 관건이다.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