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달러화의 약세로 수출업계가 비상이 걸린 데반해, 차기 전투기 사업에서 미 보잉의 F-15K를 선택한 국방부의 분위기가 밝다. F-15K 선정 과정에서 크게 곤욕을 치른 국방부로서는 최근의 달러 약세 기조로 예상 사업비가 줄어들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국방부가 지난 5월19일 미 보잉과의 추가협상을 통해 최종 합의한 F-15K 40대의 가격은 달러 베이스로 총 42억2천800만달러. 당시 환율을 달러당 1천300원으로 환산했을 때 약 5조4천964억원이었으나, 18일 현재 달러당 1천175원으로 환산하면 약 4조9천679원으로 줄어들게 된다. 또 F-15K와 경쟁기종이었던 프랑스 라팔은 47억8천만유로를 제시, 당시 환율인 달러당 0.89 유로로 계산하면 42억6천800만 달러, 한화로는 약 5조5천484억원이었으나, 최근 환율인 달러당 1유로로 환산하면 5조6천165억원으로 상승하게 된다. 이렇게 보면, 국방부가 라팔 대신 F-15K를 선택함으로써 이날 현재 6천486억원의 사업비를 절감한 셈이다. 그러나 미 보잉에 지급할 사업비의 60%가 오는 2005∼2007년에 집중돼 있고, 국방부-보잉간에 변동환율제를 적용하고 있기 때문에 이같은 추세가 앞으로 계속 이어지지 않는 한 당장 엄청난 사업비 절감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게 사실이다. 이밖에도 대형 무기도입 사업의 경우 대부분 달러 베이스로 대금을 지불하기 때문에 사업비를 상대적으로 절감할 수 있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연합뉴스) 이 유 기자 ly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