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선 예비역 육군대장의 베트남전 참전수기 '산 자와 죽은 자의 전쟁'이 베트남어로 번역,출간됐다. 김 장군은 한·베트남친선협회의 고문자격으로 베트남을 방문,지난 17일 하노이우호친선협회 강당에서 베트남친선협회측이 마련한 출판기념회에 참석했다. 일부 문학서적 외에는 한국 출판물이 거의 베트남에 소개되지 않은 상황에서 전쟁당시 상대국의 일원으로 싸웠던 군인의 참전기가 베트남어로 발간된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특히 이 책의 번역자는 초대 주한 베트남대사를 역임한 베트남의 응웬푸빙 외무차관으로 베트남정부의 베트남전에 대한 이해와 한국과의 관계 개선에 새로운 계기가 될 전망이다. 베트남전이 종반으로 접어든 70년 일선중대장으로 참전한 김 장군은 "전쟁후 20년만인 95년 하노이에서 있은 학술회의에 참가해 처음으로 자신이 싸웠던 베트남(당시 월맹)에 대한 실체를 파악하고 새로운 발견과 희생자에게 사과하기 위해 책을 썼다"고 말했다. 전쟁의 처참함과 베트남의 전쟁사,베트남전이 한국에 주는 메시지 등을 3부로 나눠 2000년 6월 발간한 '산 자와 죽은 자의 전쟁'은 국내에서는 지나치게 베트남측의 입장에서 썼다는 지적으로 참전용사들의 반발을 사기도 했다. 그러나 이미 수필 작가로도 활동하고 있는 김 장군은 "누가 뭐래도 객관적인 입장에서 베트남전을 평가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다. 최규술 기자 kyus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