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어학연수생 신모양(26) 피살사건을 수사중인 영국 본머스 경찰이 이 사건의 용의자로 지난 13일 체포, 조사해온 한국 남자어학연수생(26)을 구금 87시간만인 17일 오후 1시30분께 석방함으로써 사건수사가 미궁에 빠졌다. 본머스 경찰은 이 용의자의 구금시한을 이례적으로 2차례나 연장해가면서 수사를 벌였으나 유죄를 입증할만한 증거를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영대사관 관계자는 본머스 경찰이 이 용의자가 자신이 제시한 알리바이를 증명하지 못했지만 경찰도 이 알리바이가 틀렸다고 증명할 수 없어 석방을 결정한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또 그동안 현장주변에서 범행에 사용됐던 흉기 및 피묻은 옷가지 등을 찾기위한 수색을 벌였으나 아직까지 뚜렷한 단서를 찾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본머스 경찰은 지난 13일 오후 10시30분께 이 용의자를 연행한 이후 36시간만인 지난 15일 오전 1차로 구금시한을 36시간 연장했고 이어 16일 오후 "신중한 조사를 위해" 다시 24시간 연장했었다. 이번 사건수사를 지휘하고 있는 본머스 경찰의 피터 잭슨 총경은 이 용의자를 체포했을 당시 "체포할만한 충분한 증거가 있어서 체포했으며 용의자가 제시 한 알리바이는 조사중"이라고 설명했으나 이 용의자는 주영대사관 관계자와의 면담을 통해 범행을 부인한 바 있다. 이 용의자는 자신이 신양과 1개월간 사귀다 헤어졌으며 사건 당일 자신도 궁금해서 경찰서에 찾아갔었다고 말하고 나중에 경찰관들이 자신에게 찾아와 1시간 가량 이야기를 하다가 더 이야기를 해야겠다며 경찰서까지 동행을 요구해 따라갔다고 밝혔었다. 지난해 11월 어학연수차 영국에 입국한 신모양은 지난 12일 새벽 2시56분 본머스 시 내 숙소부근 도로 인도에서 흉기에 찔린 뒤 쓰러져 피를 흘리며 신음중인 것을 인근 주민이 발견, 병원으로 옮겼으나 2시간여만인 새벽 5시10분 숨을 거뒀다. 신양은 당초 7월15일까지로 돼있던 어학연수원 연수일정을 중간에 예정됐던 휴가를 하지 않고 단축해 지난 6월말까지 마치고 현지 호텔에서 파트타임으로 근무하고 있었으며 신양의 체류비자 시한은 8월말까지였다고 대사관 관계자는 말했다. 한편 경찰은 신모양의 시신에 대한 제2차부검을 오는 23일께 실시한 뒤 유족들이 참석한 가운데 장례절차를 치를 예정이라고 주영대사관 관계자는 말했다. (런던=연합뉴스) 김창회특파원 ch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