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형 태풍 '차타안(CHATAAN)'과 '하롱(HALONG)'이 괌 지역을 강타해 섬 전역의 전기와 상수도공급이 상당부분 끊긴 가운데 한국 여행사들이 이를 무시한채 관광객들을 밀어내기식으로 내보내고 있어 여행객들의 불편이 가중되고 있다. 괌은 지난 5일 섬 전역을 강타한 태풍 차타안의 영향으로 수백명의 이재민이 발생하고 전기와 상수도 공급이 중단된데 이어 9일에는 괌 전화국 발전기 고장으로 시내 통화가 하루종일 두절되는 등 97년 큰 피해를 낸 태풍 '카파'에 버금가는 피해를남겼다. 부시 미국대통령은 괌을 재해지역으로 선포하고 군병력을 동원해 재해복구에 나서고 있으나 괌 정부당국은 완전복구에 2개월 정도가 소요될 것으로 보고있다. 이에 따라 투몬만 일대 관광특구에 위치한 관광호텔들은 자가발전시설을 가동하고 있지만 일부 호텔은 수돗물 공급이 중단돼 투숙객들은 다른 호텔로 이동시키고있다. 피해가 가장 적은 축에 속하는 힐튼호텔의 경우 자가발전기로 전기를 공급하고있지만 일부 엘리베이터는 전기절약을 위해 가동을 중단시키고 있고 호텔 옥외수영장은 9일부터 재개장했지만 어린이용 수영장 등은 재개장할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괌에 여름휴가를 온 한국관광객들은 해변에서 해수욕을 하거나 자가발전시설이 갖춰진 일부 상점에서 쇼핑을 하는 것을 제외하고 시내관광 등은 제대로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지난 7일 괌에 도착한 일부 관광객들은 물이 나오지 않는 호텔에 투숙했다가 다른 호텔로 옮기기도 했으나 전기공급 중단으로 현지 주민들까지 대거 호텔에투숙하면서 '방잡기 경쟁'까지 벌어져 이마저도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또다른 태풍 '하롱'이 10일 괌을 통과할 예정이어서 괌의 사정은 더욱 열악해질 전망이다. 사정이 이럼에도 불구, 여행사들은 휴가철 성수기를 맞아 괌 현지사정에 대한구체적인 설명을 하지 않은 채 9일 저녁 태풍 '하롱'의 영향으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여객기의 괌 출발이 취소된 것을 제외하고는 여객기 이착륙이 가능할 경우 무조건 여행객들을 밀어넣고 있다. 교포 여행가이드 K씨는 "괌 사정이 매우 안좋아 서울 여행사에 관광객들을 보내지 말라고 건의했지만 여행사에서 이를 무시한채 보내고 있어 우리도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괌=연합뉴스) 안수훈기자 as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