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이후 네티즌은 물론 국민 사이에서 국가선호도가 뚜렷이 엇갈리고 있다. 과거 우리나라와 관계가 소원했던 일본이나 네덜란드가 월드컵 이후 '인기국'으로 떠오른 반면 우리 대표팀과 거친 경기를 편 이탈리아와 악의적 보도를 내보낸 중국 등은 '혐오국'으로 전락했다. 가장 이미지가 좋아진 나라는 3.4위전에서 맞붙은 터키와 히딩크 감독의 모국인 네덜란드. 터키는 6.25 전쟁에서 함께 싸운 `혈맹'이란 이유로 이미 대회 전부터 터키 응원 여론이 사이버 공간 등에서 일더니 대회 기간에 터키 현지 언론에서 한국에 대한 우호적인 보도가 잇따르면서 우리 국민 사이에서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다. 터키-브라질전의 한국인 심판 판정시비 등 우여곡절도 없지 않았지만 결국 3-4위전 경기 뒤 어깨동무를 한 양국 선수들이 양국 국기를 함께 흔들며 기뻐하는 등 '형제국'이라는 표현에 걸맞는 모습을 보여줘 많은 시민들을 감동시켰다. 나우누리 ID `사르트르'는 2일 "한-터키전 직후 터키 소녀가 인터넷 채팅으로 한국인들은 정말 `퍼펙트(perfect)'라며 신의 축복이 한국에 있기 바란다는 찬사를 보내왔다"며 "이번 월드컵에서 얻은 것이 있다면 터키와의 우정"이라고 찬사를 보냈다. 네덜란드는 히딩크 감독의 인기가 상종가를 치면서 `덩달아' 호감도가 올라간 경우로 붉은 악마 응원석에 네덜란드 국기와 `네덜란드에 감사한다'는 현수막이 등장하기도 했다. 일본도 역사적으로 감정의 골이 깊었으나 8강 진출 이후 한국팀을 진심으로 응원하는 상당수 일본인들의 모습이 전해지면서 상당한 국민이 전에 없이 호의적인 입장으로 돌아섰다. 야후 ID `seungbaek2002'는 "일본에 살면서도 평소 일본인들을 아주 싫어했는데 방송 진행자들이 `한국은 아시아의 자존심'이라며 붉은 티셔츠를 입고 나와 한국을 응원하는 것을 보고 일본인을 고쳐 보게 됐다"고 털어놨다. 반면 한국에 패한 뒤 판정시비부터 안정환 선수에 대한 모욕적 발언까지 `망언'을 서슴지않았던 이탈리아와 일부 언론매체의 악의적 보도로 물의를 빚은 중국에 대한 감정은 급격히 냉각되고 있다. 축구사이트 사커로의 오모씨는 "쇼트트랙 사건때 김동성 선수를 편든 이탈리아 선수 때문에 이탈리아에 좋은 이미지를 갖고 있었는데 이번에 그 환상이 산산이 깨졌다"고 분노를 표시했다. 또 나우누리 `자드zard'는 "왜 중국에게 우리가 편파판정으로 이겼다는 어이없는 말을 들어야 하는지 모르겠다"며 "선수 부상이나 생기고 아무 소득도 없는 한-중국전 경기를 앞으로 절대 열지 말아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서울=연합뉴스) 박진형 기자 jhpar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