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은 포스코 계열사 등이 타이거풀스 인터내셔널(TPI) 주식을 시가보다 비싸게 산 것과 관련, 포스코 유상부 회장과 김용운 부사장에게 책임을 묻고 수사를 일단락지었다. 유 회장은 프로야구단 해태타이거스 인수를 요청받고 고민하던 중 타이거풀스가해태타이거스 인수를 추진한다는 것을 알고 포스코 계열사 등에 TPI 주식 매입을 지시한 것으로 검찰수사에서 드러났다. ◇ TPI주식 매입 = 작년 3월 유 회장은 광주광역시장과 지역 국회의원 등으로부터 해체 위기에 놓인 해태타이거스를 인수해달라는 요청을 받았지만 내부 사정상 인수가 어렵다고 판단했다. 유 회장은 당시 포스코경영연구소 고문이던 김희완씨와 최규선씨를 통해 해태타이거스 인수를 추진하던 타이거풀스 대표 송재빈씨를 만났고, 이 자리에서 송씨는 "운영자금이 부족하니 주식 20만주를 사달라"고 부탁했다. 유 회장은 이후 6개 자회사와 협력업체를 직접 방문해 시세(2만원)보다 비싼 3만5천원에 주식을 구입할 것을 지시했다는 게 검찰의 조사내용이다. ◇ 유 회장과 김홍걸씨의 만남 = 2000년 7월 중순 최씨가 조용경 부사장을 찾아가 김홍걸씨 얘기를 꺼내면서 광양제철소 견학을 요청해 같은달 30일 견학일정이 잡혔지만, 악천우로 취소됐다. 대신 포스코 영빈관에서 유 회장과 홍걸씨, 최씨, 김희완씨, 조 부사장 등이 부부동반으로 저녁식사를 했는데, 최씨가 "홍걸씨와 벤처기업을 경영하려고 하는데 포스텍기술투자를 소개해달라"고 유 회장에게 부탁했다. 이 자리에서 홍걸씨는 청와대에서 선물용으로 가져온 도자기를 유 회장에게 건넸다. 같은해 11월17일 서울 강남의 모 호텔 식당에서 유 회장과 홍걸씨 등 두번째 만남이 이뤄졌다. 홍걸씨는 유 회장에게 "벤처기업 경영이 여의치 않아 미국으로 가게 됐다. 그동안 도와줘서 고맙다"고 인사한 뒤 20여분에 걸쳐 독대를 통해 포스코 관련 미국 현지 법인에 감사로 일하도록 해달라고 부탁했지만 거절당한 것으로 밝혀졌다. 검찰은 유 회장과 홍걸씨의 만남은 최씨와 조 부사장의 주선으로 이뤄졌고 이희호 여사의 역할은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 포스데이터 체육복표 컨소시엄 탈퇴 = 검찰은 포스데이터가 2000년 9월 한국전자복권의 체육복표 사업 컨소시엄에서 탈퇴한 것은 포스코 내부 문제라고 결론내렸다. 최씨가 유 회장에게 컨소시엄 탈퇴를 요청한 것은 맞지만 유 회장 등이 실제 탈퇴 과정에 관여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당시 표면적인 탈퇴 이유는 포스코 민영화와 포스데이터의 코스닥 등록 때문이었지만, 포스코 내부적으로는 경쟁업체인 타이거풀스와의 기술격차 등이 실제 이유였다고 검찰은 말했다. 그러나 최씨가 "전자복권이 정치권에 로비를 벌이고 있어 포스코가 정치적 문제에 휘말릴 수 있으니 탈퇴하는 게 좋겠다"고 권유한 것으로 밝혀짐에 따라 탈퇴 과정에 최씨의 입김이 작용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공병설 기자 k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