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앞으로 최소 20년간은 대규모 길거리 응원에 참가할 수 없을 거라는 생각에 내일은 꼭 시청 앞으로 나갈겁니다" 29일 열릴 한국과 터키의 월드컵 3.4위전을 앞두고 언제 다시 볼지 모를 길거리응원에 참가하겠다는 열기가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붉은악마 김용일(28) 서울지회장은 28일 "실질적으로 내일이 길거리 응원을 할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 생각해서인지 그간 길거리응원을 한번도 해보지 않은 사람들로부터 어디가 '명당'인지를 문의하는 전화가 빗발치고 있다"며 "400만∼500만명이 길거리에 모일 것이라고 예측했지만 현재 분위기는 지난 독일전의 700만 이상이 될것 같다"고 말했다. 이같은 현상은 아시아 축구의 맹주인 한국과 일본에서 공동개최한 이번 월드컵이후 현실적으로 다른 월드컵 대회에서 '응원하기 편한 시간대'에 한국 축구대표팀의 경기가 열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 때문이다. 오는 2006년 월드컵은 독일에서 열리고 2010년 월드컵은 개최국이 정해지지는 않았지만 세계축구연맹(FIFA)은 아프리카대륙에서 대회를 치르기로 방침을 정했다. 향후 8년간은 월드컵 중계가 늦은 밤이나 새벽에 이뤄져 길거리 응원이 불가능할 수도 있다는 계산이다. 2014년이나 2018년 월드컵이 브라질과 아르헨티나, 캐나다 등 북.남미지역에서 열리면 수백만의 시민들이 참여하는 길거리 응원은 더욱 힘들어진다. 현지에서 경기가 열릴 시간은 한국 시간으로 시청 앞 광장이나 광화문대로를 통제하고 응원하기에는 부담스러운 새벽이나 출근시간이기 때문. 결국 이번 월드컵에서 세계의 명물로 자리매김한 길거리 응원이 다른 월드컵에서 재현되려면 같은 시간대에 속해있는 아시아국가에서 대회를 개최해야한다. 그러나 아시아권에서 한국과 일본을 제외하고는 월드컵을 개최할 역량을 보유한 국가가 없다는 것이 문제다. 월드컵보다 더욱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올림픽에서도 아시아 국가중 한국과 일본만 대회를 개최했다. 오는 2008년 올림픽 개최권을 따낸 중국이 아시아에서 한국과 일본을 제외하고 월드컵을 개최할 역량을 가진 유일한 국가로 꼽히지만 축구의 수준으로 볼때 한동안월드컵을 개최하기는 힘들다는 계산이다. 이에 따라 이번 대회에서 세계를 놀라게한 대규모의 길거리 응원이 20년안에 재현될 가능성은 미지수다.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사람들이 모여 응원을 하겠다면 시간대와 상관없이 응원지역을 통제하겠지만 새벽이나 늦은 밤 시간에 경기가 열린다면 이번 대회처럼 시민 700만명이 길거리에서 모이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고일환 기자 kom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