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팀이 도핑 테스트에 걸려 한국의 요코하마행이 확정됐다'는 근거 없는 루머가 27일 라디오방송을 통해 퍼지면서 전국이 한때 난리법석을 떠는 헤프닝이 벌어졌다. 이날 소동은 SBS 라디오 '최화정의 파워타임'의 진행자인 최화정씨가 오후 1시30분께 자신의 핸드폰으로 들어온 문자메시지를 보고 사실확인 없이 그대로 방송하면서 비롯됐다. 이날 전국을 뒤흔들었던 루머는 미국의 뉴스 전문 채널인 CNN이 한국발로 '도핑테스트 결과 독일의 프랑크 바우만의 소변에서 금지약물인 토루신이 검출됐다'는 기사를 송고 했다는 사실무근의 내용. 이 소문은 일시에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면서 일파만파의 파장을 낳았고 각 언론사와 관공서는 빗발치는 확인전화로 순식간에 업무가 마비됐다. 전국의 학교와 기업들 역시 환호 물결로 뒤덮였으며 이 때문에 수업과 업무가 중단되기도 했다. 일부 발빠른 사람들은 황급히 일본행 비행기표를 예약하기 위해 항공사에 전화를 돌리는 바람에 예약창구도 혼란을 겪었다. 부산 롯데백화점에서 쇼핑하던 수백명의 고객들은 한국팀이 결승에 진출하는 것으로 믿고 일제히 환호하는 해프닝을 벌였다. 특히 파푸아뉴기니에 나가 있는 한 여행객은 소문이 퍼지기 시작한 지 한 시간 만에 한국경제신문사로 전화를 걸어와 사실 여부를 확인하기도 했다. 한 여성 독자는 "지금 가슴이 너무 떨린다. 도저히 전화를 걸지 않고는 견딜 수 없었다. 진짜냐?"고 묻고는 사실이 아님이 확인되자 땅이 꺼질 듯한 한숨과 함께 전화를 끊었다. 이같은 소문에 대해 한국월드컵조직위원회는 "담당자들도 모르는 일"이라며 "선수의 금지약물 복용이 사실로 확인될 경우에도 경기 결과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으며 해당 선수만 징계받을 뿐"이라고 밝혔다. 한편 최화정씨는 소문이 불같이 퍼지자 곧바로 사과방송을 했다. 장유택 기자 changy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