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세대보다 더 걱정되는 월드컵세대?' 월드컵 열기가 대입 수험생 학부모들의 주름살을 늘리고 있다. 수능시험과 1학기 수시모집 등 대학 입학을 위한 관문이 줄줄이 눈 앞에 다가왔지만 수험생들은 정작 공부보다도 월드컵에 관심을 쏟고 있다. 관악구 삼성고에 다니는 고3 학생의 학부모인 최모씨(45.관악구 신림동)는 "상승세의 한국팀이 스페인을 물리칠 경우 최소한 3,4위전이 열리는 29일까지 수험생들이 공부에 집중하긴 틀렸다"며 "'이해찬세대'로 불렸던 지난해 고3보다 오히려 '월드컵세대'인 올해 고3 성적이 더욱 나쁠 것 같다"고 걱정했다. 현재 거의 모든 고교들이 한국전이 열리는 날에는 수험생을 일찍 귀가시키는 등의 방법으로 학생들의 가벼운 '일탈'을 묵인하고 있는 상황. 서울 가락고 등 일부 고교들은 월드컵 열기를 감안해 월드컵 직후인 7월 초에 실시하기로 했던 1학기 기말고사까지 4∼5일 뒤로 미룰 것을 검토하고 있을 정도다. 고3 학생을 자녀로 둔 학부모 김모씨(42.강남구 역삼동)는 "월드컵경기 티켓을 갖고 있는 아이들의 경우 아예 선생님들이 결석을 인정해줄 정도로 학교 전체가 월드컵 분위기에 휩쓸려 있다"며 "아이가 6월 내내 공부를 안해 당장 실시될 수시 1학기 모집은 포기하는 것이 나을 것 같다"고 푸념했다. 수험생을 대상으로 한 학원가도 상황은 마찬가지. 압구정 최강학원 박준휘 실장은 "심지어 어떤 학생들은 대학은 재수해서 가면 되지만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월드컵은 일생에 한 번뿐이지 않느냐는 말까지 할 정도"라며 "수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