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일 총련 동포가 월드컵을 계기로 60여년전 헤어졌던 친척을 만나게 됐다. 8일 대구 수성경찰서에 따르면 일제시대인 지난 30년대 일본으로 건너갔던 고(故) 김경상씨의 딸 김국선(65.일본 효고(兵庫)현 거주)씨가 월드컵 한-미전이 열리는 오는 10일 경북 포항 등에 거주하는 고종 사촌 형제들을 만나게 된다. 김씨는 어릴 적 아버지에게서 고국에 거주하는 친척들의 이야기를 듣고 '만나봤으면...'하고 마음을 먹었으나 총련 소속인 자신의 신분으로 한국을 방문할 기회를 쉽게 얻지 못해 속을 태웠다. 그러나 이번 월드컵을 계기로 마련된 '총련 동포 단체여행단'에 속할 기회를 얻어 한국을 방문할 수 있게 됐고 김씨는 한국에 있는 아는 사람을 통해 자신의 고모등을 찾아달라며 대구 수성경찰서에 요청했다. 부탁을 받은 수성경찰서는 '헤어진 가족 찾아주기' 전산시스템을 통해 김씨의 친.인척에 대한 조회를 실시, 이미 사망한 김씨의 고모들 대신 고종 사촌 형제들을 찾아 김씨에게 꿈에 그리던 상봉의 기회를 제공했다. 김씨는 오는 10일 오전 총련 단체여행단과 함께 입국해 한-미전을 관람한 뒤 개인 시간이 나는 이날 저녁 사촌형제들과 만나 하룻밤을 같이 보낼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수성서 관계자는 "고모를 만날 수는 없지만 고종사촌 동생들을 만나게 된 김씨가 60년 이산의 아픔을 조금이나마 덜 수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대구=연합뉴스) 이강일기자 leeki@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