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5일근무제가 본격 시행되면 여행.레저부문의 덩치가 급격히 불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당일치기가 아닌 숙박중심의 체류형 국내여행.레저수요가 시장을 견인할 전망이다. 한국관광연구원이 한국인의 여행경험율을 감안해 추산한 올해 국민국내관광수요는 연인원 3억명선. 매년 3천만명 내외의 증가세를 보이며,2005년께는 4억명선을 돌파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주5일근무제에 따른 관광수요의 순증규모는 연인원으로 올해 1천2백만명,2005년 6천4백만명에 이를 것으로 관광연구원은 추산하고 있다. 이같은 성장세의 국민국내관광수요는 경제전반에 적잖은 파급효과를 미칠 것으로 보인다. 1인당 관광부문 씀씀이를 3만6천원으로 보았을 때 앞으로 6년간 연평균 1조9천억원씩,총 11조4천억원의 관광지출 증대효과를 예상할수 있기 때문이다. 생산,고용,소득에 미치는 파장도 만만치 않아 전반적인 서비스산업의 동반성장도 기대할수 있다. 여행.레저수요의 증가와 함께 그 유형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 것이 확실시 된다. 우선 가족단위 여행 및 여가수요가 눈에 띄게 증가할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분석. 자동차의 대중화로 가족단위 이동이 쉬워진데다 주부의 자유시간이 늘어나 가족단위 여가생활을 즐기는 이들이 눈에 띄게 많아질 것이란 얘기다. 짧은 시간에 쫓기듯 다녀오는 여행이 아니라 늘어난 시간을 느긋하게 즐기는 시간소비형 여행패턴의 정착도 변화의 큰 줄기. 시간절약형 당일치기 여행에서 나가 1박2일 또는 2박3일,길게는 3박4일 일정의 숙박관광 활성화가 예상된다는 것이다. 젊은층을 중심으로 한 참여형 체험여행과 함께 건강을 중시한 자연밀착형 여가활동 추세도 뿌리를 내릴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주5일근무제의 최대수혜자인 여행사를 주축으로 한 관광업계는 이같은 여가문화 변화추세에 맞춘 상품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롯데관광은 국내테마여행 부문을 대폭 강화할 계획이다. 롯데관광 강준홍 부장은 "일본의 경우 국내여행시장 비중이 65~70%에 달한다"며 "주5일근무제 실시에 맞춰 국내여행사업부문을 크게 강화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강부장은 또 "최근에 인기를 끌고 있는 이색숙소를 중심으로 한 숙박여행상품 위주로 꾸려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인터넷여행사인 웹투어는 일본,괌,사이판 등 단거리노선을 중심으로 한 3일,4일 해외여행상품을 내놓고 있다. "고 프라이데이"란 브랜드로 상표등록까지 한 이 상품은 금요일 오후 출발,월요일 아침 일찍 도착해 곧바로 출근할수 있도록 꾸며 특히 직장인들로부터 인기를 모으고 있다. 이밖에 놀이공원인 에버랜드는 체류형 관람객이 늘 것에 대비,공원지역에 콘도 호텔 등의 숙박시설을 짓는다는 장기계획을 검토하고 있다. 한화리조트 등 콘도업체들이 사업확장을 추진중이며,고급 전원별장 개념의 민박에 해당하는 펜션사업도 새로이 부상하고 있다. 주5일근무제와 맞물린 여행.레저문화의 조기정착을 위해 선결해야할 과제도 적지 않다. 당장 숙박시설 부족문제가 걸린다. 다양한 여행방식에 부응할수 있는 양질의 중저가 숙박시설이 달리는 형편이어서 7~8월 성수기때의 고질적인 바가지요금 병폐가 연중 계속될 수 있다. 또 주말숙박여행길을 만족시킬수 있는 관광프로그램은 물론 색다른 관광지도 많이 부족해 자칫 해외여행수요만 늘리는 상황이 빚어질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김재일 기자 kj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