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이나 저녁나절에 운동하는 사람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땀을 흘리고 나면 몸이 가뿐해지고 정신적으로도 상쾌해진다. 그러나 모든 사람이 운동의 묘미를 즐길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역한 땀 냄새 때문이다. 이러한 냄새를 '액취증'이라 부른다. 액취증은 단순히 땀을 많이 흘리는 사람에게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땀이 많지 않은 체질이면서도 심한 암내로 고생을 하는 경우도 얼마든지 있다. 액취증은 겨드랑이의 아포크린 땀샘에서 나온 땀이 지방산과 암모니아로 분해되면서 생긴다. 사춘기 때 몸의 내분비 기능이 왕성해지고 이로 인해 아포크린 땀샘이 커지면서 생기기 시작하는데 갱년기가 지나면 자연스레 사라진다. 여성이 남성보다 냄새에 민감하기 때문에 여성환자가 더 많다. 그리고 유전적 이유로 인해 동양사람보다는 서양인에게, 특히 흑인에게서 많이 나타난다. 그래서 서양에서 향수 문화가 발달됐다. 증상이 가벼울 때는 자주 씻고 청결을 유지하며 살균 작용의 비누, 연고 등을 발라 예방할 수 있다. 그러나 심각할 때는 겨드랑이에 있는 아포크린 땀샘을 제거하는 수술을 해야 한다. 수술은 겨드랑이 중앙부위에 3cm 가량의 절개를 넣고 특수한 기구를 사용하여 땀샘과 모낭을 함께 제거한다. 이 때 모낭을 함께 제거하는 이유는 땀샘이 모낭 주위에 분포하기 때문이다. 여성의 경우 겨드랑이 털이 없어지는 일석이조의 효과도 있다. 수술 후에는 수술 부위에 혈종(피가 고이는 것)이 생기지 않도록 과격한 운동을 피해야 하며, 2주일 후부터는 정상생활을 할 수 있다. '마늘 애호가'라는 말이 있다. 정신분석학에서 쓰이는 용어로 '마늘을 먹은 사람은 자신의 입에서 나는 냄새를 느끼지 못하지만 주변사람들에게 큰 고통을 준다'는 의미다. 액취증을 내버려두다가는 마늘 애호가라는 오명을 쓰기 십상이다. 김현철 < 서울성형외과 원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