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이남에서 처음으로 고구려계 유적이 다량 발굴돼 학계의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충북대 박물관(관장 신호철)은 25일 오전 충북 청원군 부용면 부강리 `청원 남성골 유적 현장 설명회'를 갖고 "지난해 6월부터 1년동안 작업을 벌여 3-5세기의 것으로 추정되는 고구려계 유적을 발굴했다"고 밝혔다. 이날 충북대 박물관은 가마터 12곳, 집터 5곳, 저장용 구덩이 150곳, 목책(木柵)용 구덩이 200여m와 토기류 5점, 화살촉 10점 등의 유물을 공개했다. 이번에 발굴된 토기는 바닥이 평평하고 양쪽에 손잡이가 있는 전형적인 고구려계 토기의 특징이 있는 데다 집터에서도 당시 고구려 계통에서 사용했던 구들이 발견됐다. 한강 이남인 금강권에서 고구려계 유적이 다량 발견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는 고구려가 한강 이남까지 진출했을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으로 그동안 고구려의 영토가 한강 이북이었다는 학설과 배치돼 앞으로의 연구 결과에 따라 고대사연구에 획기적인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또 구들터와 가마터에 대한 방사성 탄소연대 측정을 실시한 결과 각각 BC 240년,BC 485년에 만들어 진 것으로 확인됐으며 이중(二重) 목책과 가마터, 집터가 발견된점을 미뤄 이 유적지는 남성골 일대를 둘러싼 방어용 목책성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번 발굴의 책임조사원인 차용걸 교수는 "한강이남에서 처음으로 고구려계 유적이 발견됐을 뿐 아니라 고구려계 가마터는 그동안 국내외에서 한번도 발견되지 않았었다"며 "이 유적은 이 곳이 고구려 영토였거나 백제가 고구려 유민들을 집단 거주시킨 지역일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 유적은 4-5세기 삼국의 관계를 밝혀줄 고대사 연구의 귀중한 자료인 만큼 보존대책이 시급히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청주=연합뉴스) 변우열기자 bw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