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보건의료산업노조가 23일 예정된 총파업에 돌입하면서 강남 성모병원, 고려대 의료원 등 서울시내 주요 사립대종합병원 등도 파업에 동참, 환자들의 진료 대기시간이 길어지는 등 의료 업무에 차질이 빚어졌고 환자들이 불편을 겪었다. 그러나 병원 노조별로 중환자실 등 주요 부서 노조원은 정상 근무토록 하고 병원측도 대체 인력을 투입해 업무를 분담,`최악의 의료대란'은 빚어지지 않았다. 강남성모병원은 전날 파업 전야제를 마치고 이날 오전 7시 병원 1층 로비에 강남, 여의도, 의정부 성모병원 지부 노조원 1천여명이 모여 파업에 돌입했다. 노조원들은 파업가를 부르거나 노조원 교육, 부서 분임토의, 집회 등의 프로그램에 따라 파업을 전개하는 등 파업에는 수술실과 중환자실, 응급실, 분만실, 신생아실, 인공신장실 등 특수 부서를 제외한 대부분 노조원이 동참했다. 이 병원노조 박기우 의정부 지부장은 "노사간 입장차가 커 타결에 이르기까지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며 "외래진료, 병실 등에서 환자들의 불편이 없을 수는 없지만 일부 인력을 남겨뒀고 병원측도 대책을 세운 만큼 큰 불편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고대 안암, 안산, 구로병원 등 고대의료원 소속 3개 병원 조합원 300여명도 같은시각 파업농성에 들어간 가운데 시간이 지나면서 병원 곳곳에서는 파업에 항의하는 환자들의 불만이 터져나왔다. 차영덕(49.여)씨는 "남편이 오전 8시에 암수술을 받기로 돼있었는데 막상 수술실에 내려가보니 수술실까지 인원이 모자란다는 이유로 수술을 못하고 다시 병실로 올라왔다"며 "파업 때문에 수술도 제때 못한다는 것은 너무하다"며 울분을 터뜨렸다. 경희의료원도 노조원 400여명이 1층 로비에서 파업가를 부르고 구호를 외치며 농성에 돌입했고, 상계 백병원도 신경외과, 신경정신과, 치과, 산부인과 등 일부 과만 예약 환자에 한해 진료에 나섰지만 간호사가 모자라 진료 시간이 길어지는 등 환자들은 불편을 감수해야했다. 이선희(37.주부)씨는 "아이가 뇌수막염으로 아파 병원에 왔는데 파업으로 치료를 제대로 받을 수 있을 지 걱정"이라며 "환자들이 안정을 취하는 병원에서 파업이라니"라며 어이없어 했다. 병원을 찾은 시민들은 "불편도 불편이지만 월드컵을 앞둔 만큼 노사대화를 통해 빨리 해결점을 찾길 바란다"고 입을 모았다. 일부 병원 노조는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5분 대기조를 만들어 위급한 환자 진료를 위해 대비했으며, 각 병원 입구에도 `환자에게 드리는 글'을 붙여 놔 파업에 따른 불편에 양해를 구했다. 병원측은 "오늘과 내일은 진료에 큰 문제가 없겠지만 파업이 장기화될 경우에는 진료에 큰 차질이 예상된다"며 "파업중에도 노조와의 협상을 통해 합의점을 찾을 수있도록 최선을 다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파업에는 보건의료노조 산하 141개 지부 가운데 41개 지부 1만6천400여명이 동참했으며, 서울지역 지부 중에는 한양대의료원 지부가 병원측과 막판 협상끝에 이날 새벽 5시께 임금 7.8%(총액대비) 인상, 사학연금 개인부담금 병원 부담,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등에 잠정합의해 파업을 철회했다. (서울=연합뉴스) 장영은 김남권 이상헌 기자 honeyb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