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형 놀이는 무슨..., 사내 대장부는 그럼 못써! 애써 울음 참는 내 동생....(중략) 말 따로 마음 따로 두 얼굴의 우리 엄마 앞치마 두른 아빠는 좋아하시면서.' 이 시는 대덕중 정혜주(14.1학년)양이 초등학교 5학년이던 2000년 대통령 직속기관인 여성특별위원회가 전국 초.중.고.대학생을 대상으로 남녀 평등을 주제로 한글짓기 대회에서 장려상(교육부장관 상)을 수상한 작품이다. 정양은 이 시를 통해 가정 속에서 느낀 점을 그대로 표현, 남녀 불평등의 사회현상을 꼬집은 것으로 올해 중학교 2학년 국어 교과서 '삶과 향기' 단원인 176쪽에'두 얼굴'이란 제목으로 수록돼 있다. 엄마가 자녀들에게 남자다움과 여자다움을 가르치면서 정작 아빠가 앞치마를 두르고 부엌 일을 도와주는 것을 좋아하는 엄마의 이중성에 대해 초등학생의 시각으로표현했다는 평가를 받는 수준작. "상을 타고도 유치한 시라고 여겼는데 지난해 말 교과서에 수록된다는 소식을전해 들으니 자신감이 생겼고 부모님들도 기특하게 생각하시니까 기분이 좋았다." "남자는 남자답게 여자는 여자답게 행동하라고 강요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생각한다"는 정양은 "남자다움과 여자다움이 남녀 불평등의 시작"이라고 말했다. 법조인이 되고 싶다는 정양은 "법조인도 글 쓰기를 잘해야 된다"는 것이 자신의생각이라며 당찬 꿈을 펼쳐보였다. (대전=연합뉴스) 이은중기자 ju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