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법인 화백의 임승순 변호사(48)는 요즘 세간의 주목을 받고 있는 조세 소송 2개를 동시에 수행하느라 눈 코 뜰 새가 없다. 우선 마이크로소프트 야후 등 외국 기업의 한국법인 임직원 1백84명이 외국 본사로부터 받은 스톡옵션에 대해 '(을종) 근로소득'으로 과세토록 한 국세심판원의 최근 결정에 불복, 법원에 제기한 '종합소득세 부과처분취소 소송'을 맡고 있다. 다른 하나는 삼성SDS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 매입에 따른 이익에 대해 국세청이 증여세 6백억원을 부과한 것은 부당하다며 삼성 이재용 상무보가 국세심판원에 낸 국세심판청구건이다. 2000년 2월 서울행정법원 부장판사를 끝으로 변호사로 개업한 임 변호사가 불과 2년 만에 이처럼 '굵직한' 조세 소송의 변호를 맡고 있는 건 결코 '우연'이 아니다. 법무법인 율촌의 소순무 변호사는 "그는 판사시절부터 조세법 분야의 국내 대가를 꼽을 때 빼놓을 수 없는 법률가로 손꼽혔다"고 밝혔다. 임 변호사는 2000년 12월부터 지금까지 국세심판원의 비상임 심판관으로 활동 중이다. 국세심판원장을 지낸 최경수 재정경제부 세제실장은 "(임 변호사) 논리의 완벽성에 깜짝깜짝 놀랄 때가 많았다. 조세법에 정통한 데다 조세법리에도 굉장히 밝다"고 소개했다.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지난 77년 19회 사법고시에 합격한 그가 조세 분야와 연을 맺은 것은 91년 9월부터 93년 9월까지 대법원 재판연구관으로 근무하던 기간. 그는 동료 판사들과 함께 조세 판례 연구 모임인 '조세 공동 연구관조'에 가입해 조세 관련 판례들을 연구했다. 이 경력을 바탕으로 임 변호사는 96년 3월부터 사법연수원 교수로 연수생들에게 조세법을 강의했다. 화백의 박영립 변호사는 "임 변호사가 합류할 당시엔 거의 없었던 우리 로펌의 조세.행정 관련 소송 수임 건수가 이젠 전체의 15∼20%가 될 정도로 비중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이상열 기자 mustaf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