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형수술은 삶을 치료하는 것? 요즘 한 개그 프로그램에 '갈갈이 삼형제'라는게 있다. 세 사람이 나와 다양한 이야기를 이끌어낸다. 그 중에서 요즘 들어 많이 등장하는 것이 못생긴 사람의 외모에 대한 얘기다. 외모를 풍자해 웃음을 자아내는 개그는 예전부터 많이 등장했다. 그러나 요즘에는 개그 프로그램뿐만 아니라 스타들이 등장하는 쇼 프로그램에서까지 외모를 가지고 말들이 많다. '너무 억울하게 생겼다','오늘은 대두의 모임 같다',심지어는 상대방이 있는 자리에서 '그 얼굴로 어떻게 스타가 됐는지 모르겠다'는 말을 하기도 한다. 이처럼 잘나지 못한 외모 때문에 남들로부터 싫은 소리를 들은 사람들은 성형외과를 찾게 마련이다. 성형외과에 들어선 순간 그들은 의기소침해진다. 성형외과에는 완벽한 사람들만이 모여있는 곳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모습은 자신뿐만 아니라 의사에게도 좋지 않다. 자신이 원하는 방향과 요구를 당당하게 의사에게 말해야 한다. 그리고 의사는 이러한 의견을 듣고 어떤 수술이 적당한지 판단을 내리게 된다. 상담을 하다 보면 이와 반대의 경우도 만나게 된다. 상담하러 온 사람이 자신의 상태와 치료법까지 먼저 줄줄이 꿰고 있는 경우다. '나의 상황은 이러하니 이런 수술을 해주시오.' 이렇게 말하는 환자를 만나면 의사는 당황하게 된다. 그 방법이 최선일 경우에는 문제가 되지 않겠지만,환자의 판단이 옳은 경우는 그리 많지가 않다. 이런 경우에는 시간이 오래 걸리더라도 충분한 상담을 통해 전문가로서의 의견을 분명하게 밝혀 환자를 납득시켜야 한다. 최근에는 성형수술이 일반화되면서 남성들이 성형외과를 찾는 일이 부쩍 많아졌다. 이제는 남자도 외모가 받쳐주지 않으면 남들이 인정해 주지 않는 '외모 지상주의' 세상에 우리는 살고 있다. 이러한 세태는 결코 바람직하다고 볼 수 없지만 자신의 약점을 적극적으로 해결하고 자신감 있게 살아가는 태도를 누가 나무랄 수 있겠는가? 성형수술은 단순히 외모를 변화시키는 의료행위가 아니다. 그보다 환자의 미래를 개선하는 삶의 치료다. 따라서 의사들은 환자를 단순히 수술이 필요한 사람으로 대하기보다는 그 사람의 미래를 변화시키는 '삶의 치료사'로서 최선을 다해야 할 책임이 있다. 부모님이 물려주신 본래의 틀 안에서 가장 아름다워질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그렇게 함으로써 사람들에게 필요한 자신감과 자존심을 회복시켜 주는 것. 바로 이것이 성형수술의 존재이유인 것이다. 김현철 서울 성영회과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