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집으로…」의 주인공 김을분 할머니가 영화 흥행에 따른 유명세를 견디지 못하고 60년 이상을 살아왔던 충북 영동군 시골 마을을 떠나기로 한 소식이 알려지자 이를 안타까워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김을분 할머니의 손녀 이미영씨가 `집을 떠나게 된 할머니의 사연'을 튜브엔터테인먼트의 인터넷 게시판(www.tube-entertainment.co.kr)에 올린 뒤 영화사측에 적절한 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네티즌들의 항의가 쏟아졌다. `veronica'라는 아이디로 글을 올린 한 네티즌은 "할머니가 고통받고 집까지 떠나게되면 우리 모두가 고향을 잃어버리는 것 같다"며 분개했다. 또 다른 네티즌(tscom)은 "영화사가 지나친 상업주의 논리에 얽매이지말고 할머니가 사시는 동네(충북 영동군)에 대한 관광화 움직임을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영화계 일각에서는 "언론들이 할머니가 마치 동네 사람들의 등쌀을 견디지못해 고향을 떠나게 된 것처럼 보도함으로써 오히려 할머니가 동네에 발을 못 붙이도록 부추기고 있다"며 언론에 강한 불만을 나타내기도 했다. 성균관대 김정탁 신방과 교수는 "유명인이라하더라도 사생활 침해의 소지가 없도록 언론이 보도에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면서 "성숙하지 못한 국민의식 또한이번 사태를 부추겼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 영화의 제작사인 튜브픽쳐스의 황우현 대표는 14일 김을분 할머니의 가족들과 만나 전후 사정을 파악한 뒤 향후 할머니의 거취 문제에 관해 상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관객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과 제작 과정에서 최선을 다했지만김을분 할머니께 불편을 끼쳐드려 죄송하다'는 내용의 `사과문'을 인터넷홈페이지에개재할 방침이다. 오는 23일과 26일 영화「집으로」의 촬영 현장을 둘러볼 수 있는 관광열차를 운행키로 했던 철도청은 "당초 영동군이 관광지로 잘 알려져 있지않아 「집으로…」의흥행을 계기로 관광효과를 높이기위해 이런 이벤트를 마련했으며 `지통마' 마을은도보로 한 시간 이상 걸리기 때문에 원하는 관광객만 들어가도록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영화 촬영지를 관광 상품화하기로 알려졌던 충북 영동군측은 "`지통마 마을'은상수원보호구역이어서 관광시설이 들어설 수 없는데다가 촬영세트 역시 이미 철거된상태로, 관광 상품화를 검토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조재영 기자 fusionjc@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