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5차 세계보건총회(WHA)에 참석 중인 이태복(李泰馥) 보건복지부장관은 13일 오후(현지시간) 장웬강 중국 위생부장과 준고로곤도 일본 후생성 차관을 잇따라 면담하고 한.중.일 3국간 보건 및 의료분야 공동협력 방안을 협의했다. 이 장관은 이날 연쇄 회동에서 식품안전을 위한 `한.중.일 검사검역협의체' 창설을 제안했으며 이에 장 위생부장과 곤도 차관도 긍정적인 입장을 보여 조속한 시일내에 3자 실무자 협의를 갖기로 합의했다고 배석한 문창진(文昌珍) 주제네바대표부 참사관은 전했다. 이 장관은 또한 세계보건기구(WHO)의 `세계 전통의약의 날' 제정 추진과 관련해한.중.일 3국이 공동보조를 취하기로 원칙적인 합의를 이끌어 냈다. 이 장관은 지난해 WHO의 서태평양지역 회의에서 `세계 전통의약의 날' 제정 필요성이 제기됐으나다른 회원국의 무관심으로 이번 55차 WHA 총회에서 정식 의제로 채택되지 못했다는점을 설명하고 중국과 일본의 적극적인 협조를 당부했다. 이에 장 중국 위생부장은 공감을 표시하고 WHA의 의제 채택에 이어 `세계 전통의약의 날' 제정 추진 등 2단계 협력방안을 제시했으며 한.중 양국에 비해 한방의학수준이 뒤떨어진 것으로 평가되는 일본의 곤도 차관도 한.중 공조에 동참의사를 표시했다. 한.중 양국은 이날 회담에서 제6차 전통의학협력조정위원회를 9-10월 중 한국에서 개최키로 합의했고 한약제 표준화를 위해 긴밀히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 이 장관은 곤도 차관과 한 회담에서 지난해 한.일 정상회담에서 합의된 사회보장협정 체결을 위한 제2차 실무회의를 2002년 월드컵대회 기간에 개최하자고 제의했으며 한국내 원폭피해자에 대한 일본정부의 `건강수첩' 발부 협조와 일본 원폭피해자와의 동등처우 문제를 제기했다. 이에 앞서 이 장관은 총회 개막식 참석 후 대북 보건사업 관계자들과 오찬을 함께 한 자리에서 평양 주재 WHO 상주사무소 대표인 에이길 소렌센 박사에게서 북한의보건의료 실태에 관한 설명을 듣고 WHO가 그로 할렘 브룬트란트 사무총장의 남북한동시방문을 계기로 대북보건 및 의료분야 지원에 중재역할을 적극 맡아줄 것을 당부했다. 이 장관은 특히 WHO의 평양 상주사무소 개설을 계기로 평양사무소와 한국에 파견된 WHO 연락사무소가 상호 긴밀한 협력관계를 구축해 북한의 보건.의료 지원 수요를 파악한 뒤 이를 토대로 한국내 민간단체들이 대북 수요에 맞춰 적절한 지원대책을 마련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을 제의했다. 이 장관의 이 같은 제안은 WHO를 매개로 남북한이 실질적인 보건 및 의료분야협력방안을 모색하는 동시에 국내 민간단체들의 대북 지원에도 효율성을 제고할 수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이 장관은 또한 대북 결핵퇴치 사업추진과 북한 주민의 영양상황에도 관심을 표시하고 WHO의 적극적인 지원을 요청하는 한편 한국 정부는 대북 지원외에도 개도국에 대한 전반적인 지원에도 적극적인 관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 장관은 총회 개막 이틀째인 14일 그로 할렘 브룬트란트 사무총장을 면담한 뒤 `건강위협'에 관한 장관급 수석대표들의 원탁회의에 참석하며 오후에는 본회의에서 기조연설을 한다. (제네바=연합뉴스) 오재석 특파원 oj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