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93세인 이명규 할아버지(1909년생·예일특허법률사무소 기술고문)가 한 결혼정보회사가 마련한 '효도 미팅'에 참가 신청을 내 화제다. 어버이날을 하루 앞두고 7일 서울 한 호텔에서 열리는 이 행사에는 배우자와 사별하거나 이혼으로 홀로 된 60세 이상의 노인 2백명이 참가하는데 '홀로 되신 부모님께 말 벗을 찾아드리자'는 취지로 시작,올해로 6년째를 맞는다. 이 할아버지가 만나게 될 상대는 16세 아래인 전직 교사 출신 이제사 할머니(77). 행사는 풍선 터뜨리기,안마게임,커플 댄스 등 파트너 게임으로 어색한 분위기를 푼 뒤 패션쇼와 개인기 경연장 등에 이어 커플끼리 '나의 건강비결''우리 고향 자랑' '나의 취미' 등 주제별로 진지한 대화의 시간이 이어지게 된다. 이 할아버지는 "지병으로 아내를 떠나보낸 후 30년간 혼자 지냈다"며 "이번 미팅에서 마음 착한 여자를 만나 결혼해 남은 인생을 함께 살고 싶다"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63세 때 부인을 보내고 지금까지 홀로 살아온 이 할아버지의 자녀는 모두 8남매로 그중 제일 큰 딸이 올해 72세.자식된 마음으로 모두 아버지가 좋은 배필을 만나길 바랄 뿐이다. 93세 나이가 믿겨지지 않을 정도로 정정한 이 할아버지는 젊은이들만 할 것 같은 미팅에 나설 만큼 아직도 본업으로 알고 있는 자신만의 발명품 개발을 위해 쉬지 않고 노력하고 있다고 한다. 이 할아버지는 건강의 비결에 대해 "늘 즐겁게 살고 소식하는 것 이상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 할아버지는 "지금까지 발명한 게 2백점 정도 되지만 아직 성공하지는 못했고 죽기 전 발명품으로 성공하는 게 소원"이라며 노익장을 자랑했다. 최규술 기자 kyus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