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노갑 전 민주당 고문의 진승현씨 돈 수수혐의를 수사중인 검찰은 2일에도 자정을 넘겨가며 권씨를 상대로 이틀째 밤샘조사를 강행했다. 특히 이날 밤 10시께 참고인 자격인 권씨가 변호인을 통해 공식적으로 귀가의사를 밝히자 이범관 서울지검장과 김회선 3차장 검사 등 서울지검 수뇌부가 검사장실에 모여 긴급 구수회의를 통해 대책을 숙의하는 등 당혹해 했다. 권씨의 변호인들이 밤 8시40분께 "혈당치와 콜레스테롤이 정상인보다 높아 입원이 필요하다"는 의사의 소견이 담긴 건강진단서를 수사팀에 제출, 계속 조사를 받기가 어려운 상태라는 점을 강조한 직후였다. 회의는 자정을 넘긴 3일 새벽 1시까지 수차례 열린 가운데 박영관 특수1부장 등 수사팀 관계자들이 수사자료를 들고 수시로 검사장실을 오가는 등 서울지검 청사가 긴박한 분위기에 휩싸였다. 검찰은 일단 권씨를 귀가시킨 뒤 3일 오전 중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방안과, 우선 긴급체포를 한 뒤 사후영장을 청구하는 방안을 놓고 고심을 거듭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뇌부는 예우 차원에서 일단 권씨를 귀가시킨 뒤 사전영장을 청구하자는 의견을 내놓았지만 "여론을 악화시킬 수 있고 수사에 어려움이 있다"는 수사팀의 의견을 수용, 권씨측의 동의 아래 밤샘조사를 강행키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종 방침이 결정되자 홍만표 특수1부 부부장은 권씨와 변호인들을 적극 설득, 긴급체포를 하지 않는 조건으로 계속 조사를 진행하는 방향으로 타협을 본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비 내리는 검찰청사 주변에서 하루종일 수사상황을 주시하며 권씨의 귀가 가능성을 조심스레 점쳤던 권씨 측근들은 변호인들로부터 밤샘조사 방침을 전해듣고는 낙담하는 모습을 보였다. (서울=연합뉴스) 조계창 기자 phillif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