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법인 세종의 김두식 변호사(45). 김 변호사는 세종의 'WTO(세계무역기구) 및 국제통상팀'을 이끌고 있다. 그는 정부간 통상 협상의 '대가'로 통한다. 기업에 법률을 자문해 주는 것에 비해 수입이 적어 모두가 꺼리는 분야가 정부대리 통상협상이다. "90년 말 통상산업부 국제협력국장으로 일할 때였어요.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다자간 조선협정을 위해 세종의 신영무 대표변호사에게 변호사를 추천해 달라고 했습니다. 그때 적은 보수도 마다하지 않고 흔쾌히 나선 분이 바로 김 변호사였죠. 한국측 의견을 개진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은 물론입니다."(추준석 법무법인 태평양 고문) "김 변호사는 정말 성실하게 정부대리 협상을 맡았어요. 복잡한 국제법을 꼼꼼하게 분석하고 협상의 전략을 짜는 모습이 인상깊었습니다."(김종희 대한상사중재원장) 김 변호사는 이때부터 97년까지 통상산업부 법률고문으로 일했다. 철강수출국간의 다자간 협정이나 한.미간 컬러TV 반덤핑관세 협상 등 '굵직한' 협상을 처리했다. 지난 96년 미국 양담배를 수입하면서 한국에 일방적으로 불평등하게 만들어진 조항을 개정하는 데에도 참여했다. "한국이 이 조항 때문에 담배에 세금을 마음대로 부과하지 못하는 것은 명백한 조세권 침해라고 주장했죠. 미국이 자국에서는 금연운동을 펴면서 한국의 국민건강증진법에 위배되는 내용을 조항에 포함시키는 것은 부당하다는 논리를 폈습니다." 김 변호사는 통상 전문변호사가 되려면 무엇보다 국제법에 정통해야 된다고 강조한다. 언어능력과 협상을 이끌어가는 순발력과 친화력도 빠뜨릴 수 없다고 덧붙였다. 사시 22회인 김 변호사는 서울법대를 졸업하고 시카고대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대한상사중재원 중재인을 겸임하고 있으며 동국대 이화여대 등에서 통상법을 강의하기도 했다. 김 변호사는 "거시적인 관점에서 정부는 물론 로펌들도 통상법 분야에 특별한 관심을 갖고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욱진 기자 ventu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