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기자를 지낸 이향숙씨가 장편 구도소설「눈 뜬 자는 빛을 보리라」(다인미디어刊)를 냈다. 29년간 언론인으로 일하다 퇴직 후 불교에 심취한 저자는 이 소설에서 한 주지스님의 동사섭(同事攝:희노애락을 함께하는 공동체 수행)을 통해 불법의 핵심인 자비와 보살행이 어떻게 생활 속에 녹아드는지, 그로써 중생이 어떻게 구원받는지를그렸다. 주인공인 고시준비생 김진영, 주지 스님 도명, 주먹세계 출신의 행자 도솔, 부도를 내고 피신중인 박 사장 등은 모두 세속의 삶에서 아픔을 겪은 인물들. 이들은지리산의 한 암자에서 함께 지내며 허망으로 끝날 뿐인 번뇌와 집착을 버림으로써참된 깨달음을 얻어간다. 저자는 "불법은 멀리 있거나 마냥 접근하기 어려운 것이 아니라는 점을 이해시키면서 불교인이건 아니건 부처님의 지혜를 깨닫게 하려는 것이 작품의 의도"라고설명했다. 조계종 능인선원 주지인 지광 스님은 "불교소설이라고 하면 비구건 비구니건 주인공들이 하나같이 연애 대장쯤이나 되는 것처럼 그린 경우가 대부분인데 이 소설은탄탄한 연구를 바탕으로 구도자적 초월성을 그리고 있다"며 일독을 권했다. 저자는 서울대 문리대를 졸업한 뒤 한국일보, 일간스포츠, 코리아헤럴드, 내외경제 기자를 지냈고 수필집 「흐르다 만 시간」, 르포집「가곡의 고향」등을 냈다.342쪽. 8천500원. (서울=연합뉴스) 이성섭 기자 lees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