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정일 특검팀이 `이용호 게이트' 관련 의혹을검찰에 넘긴 지 한달만에 수사정보 누설의혹을 받고 있는 김대웅 광주고검장이 사법처리 기로에 섰고, 검찰수사의 칼끝은 점차 김홍업씨와 아태재단을 겨냥하는 양상이다. 검찰은 내주중 김성환씨를 소환조사하고 김 고검장에 대한 사법처리 여부도 결정할 방침이어서 검찰수사는 다음주를 고비로 급가속화될 전망이다. ◇ 김성환씨 돈거래 의혹 = 검찰이 지난달말부터 한달간 김성환씨 차명계좌를집중 추적한 결과 김씨가 운용해온 차명계좌가 당초 특검 수사에서 밝혀진 6개에서34개로 늘어났고, 입.출금된 액수도 200억원을 상회했다. 검찰은 김씨가 외식업체인 M사,S전력,M주택 등 4-5개 업체로부터 세무조사 무마,관급공사 수주 등의 청탁과 함께 10억원이 넘는 돈을 챙긴 사실도 확인했다. 검찰은 또 김씨의 차명계좌 추적 과정에서 아태재단 기획실장을 지낸 임정엽 전청와대 행정관이 김씨와 5억원 가량의 돈 거래를 한 사실을 밝혀내는 한편 임씨를알선수재 혐의로 구속했다. 그러나 지난 한달간 김성환씨에 대한 수사는 홍업씨와 아태재단의 비리연루의혹을 캐내기 위한 사전 정지작업의 성격이었다는 것이 대체적인 시각이다. 지금까지 검찰은 홍업씨가 친구인 김성환씨의 이권개입에 상당부분 관여했다는주변 관계자들의 진술에 근거, 홍업씨가 실제 이권에 개입했는지, 홍업씨의 비자금을 김성환씨가 관리했는지 여부에 대해 정황증거를 확보하는데 주력해왔다는 것. 이에따라 김성환씨가 내주 검찰에 소환돼 조사를 받게되면 홍업씨에 대한 검찰의 소환 일정이 구체화되고 홍업씨나 아태재단의 비리 연루 여부도 점차 실체를 드러낼 것으로 전망된다. ◇ 수사정보 누설의혹 = 검찰은 지난 9일 "김대웅 광주고검장이 작년 11월초 전화로 수사정보를 알려줬다"는 이수동 전 아태재단 이사의 진술을 공개하고 24일에는현직 고검장으로는 처음으로 김 고검장을 불러 조사했다. 검찰은 당초 예우차원에서 김 고검장을 한차례만 소환해 신병처리문제를 매듭짓겠다는 방침이었으나, 김 고검장이 끝까지 혐의를 부인, 사법처리 여부를 결정짓지못한 채 재소환의 여지를 남겨두게 됐다. 검찰은 김 고검장을 불구속기소하거나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나 일부에선 "현직 고검장을 물증없이 처벌할 수 있겠느냐"는 신중론도 만만치않아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이수동씨 비리의혹 = 차 특검은 이수동씨의 인사청탁과 이권개입 의혹을 제기하며 관련자료를 검찰에 넘겼지만 검찰은 수사결과 상당부분이 범죄행위와는 무관한쪽으로 결론을 내리고 있다. 검찰은 언론개혁, 차기정권 재창출 등 4종의 문건을 포함해 이수동씨 집에서 압수된 대부분의 문건에 대한 분석결과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를 적용할 수 없다고 밝혔으며, 인사청탁도 상당부분 금품수수 등 범죄행위가 발견되지 않아 내사종결했다. 그러나 이씨에게 승진청탁을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이모 전 해군참모총장과임모 해군 준장, 경찰 간부인 오모 총경 등 3명에 대해서는 의심을 두고 계좌추적을벌이고 있어 결과가 주목된다. (서울=연합뉴스) 권혁창 기자 faith@yna.co.kr